[가족]영어교육 소문난 집 뭐가 다를까


영어전문가의 자녀 영어교육법은 어떨까, 영어 잘하는 아이들에게는 도대체 어떤 교육법이 있는 걸까. EBS의 인기 프로그램 '잉글리시 카페' 진행자 문단열씨 집과 초등학교 1학년때 영어일기를 모은 에세이집 '나는 특별한 아이일까'를 펴내고 각종 영어경시대회를 휩쓸고 있는 '영어 천재' 현수(Sally)네 집의 교육풍경을 살펴봤다.
▲문단열씨네
쉴새없이 영어의 재미를 전파하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팬클럽을 몰고 다니는 영어강사 문단열씨(41). 게다가 부인 역시 영어강사라니 아이들은 얼마나 잘 가르쳤을까.
그러나 모두가 빨리 시작하지 못해 안달인 영어공부를, 문씨의 두 딸 이슬이(중3)와 에스더(초5)는 4학년 2학기가 돼서야 시작했다. 그것도 "우리집은 영어공부 안해?"라는 아이들의 재촉 때문이었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저도 물론 욕심이 있었죠. 큰딸이 5살때부터 영어동화책을 통째로 외우게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영어책 가지고 오라고 했더니 흐흐흑 소리를 내고선 제대로 숨을 못쉬는 거예요. 틀릴까봐 그랬대요. '내가 애를 잡고 있구나' 대오각성하고 그때부터 6년여 동안 영어공부는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4학년 2학기가 되자 결국 아이가 먼저 영어 가르쳐 달라는 말을 꺼냈다. 학교 영어스피치대회가 계기로 작용한 것. 영어스피치대회의 달인이었던 문씨. 뜻은 몰라도 무조건 원고를 외우게 하면서 영어 잘하는 척 연기를 시켰다. 한달반의 '연기 연습' 끝에 외국에서 살다온 아이들도 많은 사립초등학교 스피치대회에서 1등을 거머쥐었다.
뜻하지 않게 친구들 사이에서 영어 잘하는 아이가 되어버린 이슬이에겐 좋아하던 팝송이 영어의 날개를 달아줬다. 수백곡의 팝송을 외워 친구들에게 인기짱이 된 것. 사실 엄마 아빠는 6학년이 될 때까지 명사와 동사도 모르는 한심한 문법 실력을 그냥 내버려둬도 되나 걱정하고 있었지만, 이슬이는 유창한 말하기 영어와 한심한 지식의 불균형을 메우기 위해 영어공부에 파고들었다. 부족한 부분은 본인이 필요할 때 학원에 다니며 보충했다.
첫째에게 뎄던 경험이 있어 에스더에겐 아예 영어를 내밀지도 않았다. 신기하게도 언니와 똑같은 4학년 2학기가 되자 "영어공부 안해?"라는 말을 했고, 그때부터 엄마가 기초 회화책을 봐줬다.
아이들의 영어노트엔 일일이 손으로 쓴 영어문장과 해석이 빼곡하다. 한국어 해석만 보고 1초 안에 정확하게 영어로 뱉을 수 있을 때까지 외는 방법은 문씨 자신과 자녀들을 위한 영어공부법이다. 이번 방학 목표는 이슬이는 토플책 외기, 에스더는 카세트 기초 문장 1,200개 외기다.
"영어공부의 핵심은 재미와 정열입니다. '연기'라도 부모가 3개월만 영어를 정말 좋아하는 척하면 아이들도 영어를 좋아하게 됩니다. 공부하라고 말하는 대신 스스로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 주고, 영어에 질려하는 기색이 보이면 한발짝 뒤로 물러서야 합니다. 영어를 아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뒤늦게 영어의 맛을 알고 빠져든 대기만성형들이 많죠. '학원 어디 보낼까' '학습지와 비디오를 어떻게 고를까'보다 영어의 흥을 어떻게 돋울까 고민하십시오. 한번 흥이 붙으면 그 다음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수(Sally)네
평소 자주 간다는 집 근처 서점에서 만난 현수는 인터뷰 내내 대답하면서도 영어책에 코를 박고 있었다. 방학 때도 원없이 책을 읽는 것이 바람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현수는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이 '외국인'. 비행기라곤 어렸을 때 탔던 부산행 비행기가 전부인 '토종' 한국인이지만 영어경시대회는 모두 휩쓰는가 하면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영어교육 비디오 등에 단골 선생님으로 등장하는 '영어 천재'다. 7살인 동생 영수도 그에 못지 않다. 벌써 영어책을 술술 읽어내려가고 영어로 의사소통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도대체 어떻게 키웠을까. 영어에 관심이 많았을 뿐인 평범한 엄마 이우숙씨(45)는 "아이의 개성을 예민하게 살펴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공부하게 하라"고 강조한다.
"현수가 창의력이 뛰어나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한다는 점을 활용했어요. 자기가 그린 그림을 영어로 설명하고 글로 남기자고 했더니 글쓰기에 차츰 흥미를 보이더군요. 반면에 영수는 책을 읽어줘도 그냥 읽어주면 싫어하고 구연동화 하듯이 과장되게 읽어줘야 했죠. 몇년동안 책 읽으라고 씨름하다가 이건 아니구나 생각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와 율동을 통해 영어를 가르쳤어요."
또 영어책을 읽히기 전에 우리말 책을 폭넓게 읽힌 것이 영어에도 도움이 됐다. 책을 유난히 좋아하는 현수와는 책을 읽고 나서 영어로 생각을 나누면서 실력을 키웠다. 단어도 따로 외운 적은 없다. 동화책 속에서 자연스럽게 추측할 수 있도록 했다.
영어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과학자나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현수, 탤런트나 발레리나가 되고 싶은 영수 모두 영어를 도구로 삼아 공부할 뿐이다.
이번 방학땐 학교 다니느라 제대로 못 읽었던 책들을 읽을 계획이라고 한다. 현수는 사 놓고 못 읽은 해리포터 6권과 막 읽기 시작한 매직트리 시리즈를 읽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평소에 주2회 쓰던 영어일기도 매일 쓰고, 독후감도 한번 영어로 써 보고, 영어로 소설 한편도 쓸 생각이다. 영수는 'Let's Go' 등으로 문법의 틀을 다지기로 약속했다.
"아이가 익힌 영어를 써먹을 수 있도록 집에서 영어를 섞어 썼고, 글을 워낙 일찍 떼 어렸을 때부터 영어일기를 쓰도록 독려하는 등 조금 극성은 부렸지요. 그렇지만 조금 일찍 시작했다는 것뿐, 우리가 그리 특별한 경우는 아닌 것 같아요. 늦게 시작하더라도 조급해 하지 말고 아이의 개성과 단계에 맞게 천천히 하다보면 영어에 빠져들게 됩니다. 주변에서 영어교육에 실패한 경우들 보면 부모가 너무 조급해하고, 영어를 압박으로 느끼게끔 다그치는 경우가 많더군요."
또 한가지 아이들을 바쁘게 하면 결국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씨의 지론. 이번 방학에 현수와 영수는 원래부터 했던 미술과 함께 각각 평소 배우고 싶어했던 태권도와 피아노만 배우고 나머지 시간은 집에서 책을 읽으며 보내게 할 계획이다.
■어린이 영어 추천 사이트
애플리스 어린이영어: www.kizenglish.com
잉글리시 플러스: www.englishplus.co.kr
제이와이북스: www.JYbooks.com
ABC 티치: www.abcteach.com
잉글리시 클럽의 행맨게임: www.englishclub.com/esl-games/hangman.htm
매직트리하우스 사이트: www.randomhouse.com/kids/magictreehouse
인터넷 도서관: www.ipl.org/div/kidspace
■영어마을
서울영어체험마을(www.sev.go.kr)
안산영어마을(english-village.gg.go.kr)
전주영어마을(jces.gischool.com)
영어체험공원 앨리스파크(www.alicepark.co.kr)
〈도움말:영어책 전문서점 제이와이북스닷컴 (www.JYbooks.com), 조기영어교육사이트 쑥쑥 서현주 이사, 초등영어전문가 김미영〉
〈글 송현숙기자 song@kyunghyang.com〉
〈사진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미디어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일 스벅” “샌드위치 먹어야징”···국힘 충북도당·거제시장 후보, ‘탱크데이’ 논란에
- 권역별로 오피스텔 두고 성매매 알선···범죄 수익으로 호화생활 누린 ‘MZ조폭’ 일당 검거
- 김성식 “스타벅스 탱크데이 행사, 정용진 회장 기획작품 아닌가…양심고백할 때”
- [속보]이 대통령 “일본과 LNG·원유 수급 협력 확대…중동발 불안정에 긴밀 협력”
- [삼성전자 최후 협상] 노사 막판 진통…중노위원장 “합의 가능성 일부 있다”
- “앗 여기 아닌데” 고속도로 잘못 나가도 돈은 안 나간다···15분 내 재진입 시 기본요금 면제
- 계엄 장성들 ‘반란 혐의’ 줄입건···대통령이 ‘수괴’인 반란, 가능할까
- “머그잔 부수고 불매…” 정용진 신세계회장 사과에도 ‘탱크데이’ 뭇매
- 산소 다녀오던 가족 참변···고속도로 추돌 뒤 차량 화재로 4명 숨져
- [속보] ‘노상원에 비화폰 지급’ 김용현 전 국방장관 1심 징역 3년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