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문화, 저런생각] 현역 문화예술인 강의 "신나요, 재미나?

2005. 11. 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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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문화ㆍ예술인이 강단에 서고 있다. 유명 연예인을 학생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비슷하게 이것 역시 대학홍보에, 학생 유인에 엄청난 도움이 되기에 대학들이 먼저 발벗고 나선 것도 사실이다.

당사자들 역시 '교수'란 타이틀이 싫을 이유가 없다. 해서 여기저기, 이 사람 저 사람 모두 교수다. 그 중에는 겸임교수가 아닌 아예 정식 교수가 된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의 강의는 얼마나 알맹이가 있고 학생들은 만족할까. 요즘 유행하는 말로 '그것이 궁금했다.' 그래서 몰래 찾아가 본 곳이 경기 용인에 있는 명지대 조형예술관 공연 강당. 올해 이 학교 부교수로 임명된 '난타'의 송승환씨가 그곳에서 공연예술학과 1학년 10명에게 연기실습을 가르치고 있었다.

남녀 두 학생이 무대에서 연극의 한 부분을 10여분 동안 연기하고 나면, 나머지 학생들의 감상, 송 교수의 평가와 조언이 이어지는 방식이었다. 우선 교재가 색달랐다. 공연 현장에 있는 사람답게 송 교수가 직접 무대에 올린 연극 '남자충동'이었다. 오랜 세월 연기자 생활까지 했으니 학생들에게 지적해 줄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닐 터. 아니나 다를까, 대사의 액센트에서 무대 위 동작선, 감정처리까지 직접 시범을 보이며 예리하게 분석해 나간다.

"일상과 무대의 언어습관은 다르다. 모음이 강물이면 자음은 강둑이다. 강둑이 튼튼해야 강물이 제대로 흘러간다." "대사가 머리 속에 들어있지 않고 연기하려는 것은 구구단도 안 외우고 미적분을 풀려는 것과 같다."

학생들에게 강의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부탁했다. 대부분 뮤지컬 배우가 꿈인 그들은 송 교수와 그의 강의를 좋아했다. "스타라서가 아니라 선배로서 친근하고 꼼꼼하게 가르친다." "배우들의 연기와 내 연기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작품이어서 연기발전에 도움이 크다." "스스로 문제점을 느끼게 해 준다."

송 교수 역시 "강의가 좋다. 내가 거꾸로 에너지를 받는다.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기성 배우로서는 할 수 없는 실험도 함께 해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좋은 배우를 만들어내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이 학교 또 한 명의 교수인 뮤지컬배우 이태원, 중앙대의 유인촌,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 교수인 이창동 감독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난다.

지난해 동국대 부교수가 된 싸이더스FNH의 차승재 대표도 "아무리 힘들고 바빠도 강의는 계속할 작정이다. 얼마나 재미있는데"라고 말했다. 그들이 가르치기를 이렇게 좋아하고 즐기니 배우는 사람도 당연히 좋아할 수밖에. 공자가 그랬던가.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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