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온&오프] '살인진단' '막가는 주부들'? 외화 한글제목 백태

2005. 10. 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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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중파와 케이블 방송사에서 해외인기 드라마를 수입방영하면서 방송관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제는 원작의 제목을 국내 시청자들의 기호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것.

온스타일채널의 `섹스앤더시티`, 동아TV의 `배첼러`처럼 원어제목을 발음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너무 길거나 뜻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상당수는 제목을 바꾼다. 원제보다 더 멋진 제목이 나오기도 하지만 뉘앙스가 전혀 틀린 엉뚱한 이름이 붙을 때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동아TV에서 `헐리웃 삼순이`라는 이름으로 방영 중인 외화 `Fat Actress`(뚱뚱한 여배우). MBC 인기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을 패러디한 이 제목은 인기 프로그램을 이용한 `홍보성 제목`으로 낙인 찍혀 관계자들로부터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불러 모았다.

이 프로그램의 내용은 300파운드(136kg)가 넘는 여배우가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다. 얼핏 `내 이름은 김삼순`과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그것만으로 `삼순이`라는 이름을 쓰기엔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반면 온스타일 채널은 `bachelorette`(독신여성)를 `서바이벌 천생연분`, `The Swan`(백조)을 `미운오리 백조되기`로 바꿔 성공사례로 꼽혔다. 한 여성이 많은 남성들 가운데 천생연분을 발견하고 성형수술을 통해 새 인생을 만들어 간다는 프로그램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KBS와 OCN이 미국에서 큰 인기를 모은 드라마 `desperate housewives`를 방송하면서 국내제목을 `위기의 주부들`로 달았다. 'desperate'라는 단어는 우리말로 `절박한` `막가는`으로 번역될 수 있다. 그러나 `위기의 주부들`이라는 의역을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제목으로 탄생했다. 원제목의 뉘앙스보다 오히려 내용을 더 잘 전달한 경우.

한편 케이블 방송사인 DTN 드라마는 25일 방영예정인 외화시리즈를 놓고 제목달기에 고심했다고 밝혔다. 의학추리극인 이 시리즈는 원제가 `Diagnosis Murder`였던 것. 우리말로 풀어보면 `살인진단`이다. 원제를 발음 그대로 쓸 수도, 우리말로 번역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과연 방송 관계자들이 내놓은 답안은 무엇이었을까.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새 외화시리즈의 이름은 `닥터슬론`이었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내과의사 `마크슬론`의 이름을 따 조금은 평이한 제목이 됐다. 자극적인 제목보다 무난한 제목으로 보다 폭넓은 시청자들을 수렴하려는 방송사의 의도였다.

그러나 대부분 지명도가 높지 않은 방송의 경우, 제목만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어야 하기에 다소 엉뚱한 이름이 등장하는 일이 빈번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름만으로 섣불리 방송내용을 짐작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시청자들의 채널선택만 어려워졌다.

방송 마니아라면 방송사 홈페이지에서 방송정보를 미리 확인해보는 노력은 필수가 된 것.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낳은 또 다른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사진 = 위에서부터 `닥터슬론` `서바이벌 천생연분` `헐리웃 삼순이`) [TV리포트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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