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맞춤법 프로그램 발전 공로로 상받는 권혁철 교수

2005. 10. 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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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다들 한글맞춤법이 어렵다고만 해요. 영어단어 외우는 정성으로 일주일만 공부해도 훨씬 나아질 텐데." 15년째 한글맞춤법 검사기 프로그램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권혁철(47·?5n사진) 부산대 교수는 7일 "한글을 발전시키는 것은 수입에 의존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도 곧 바로 성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갈수록 정부와 학계, 관련 업계 모두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컴퓨터로 한글 발전" 15년 한우물'아래아 한글' 등 맞춤법 검사기 상용화으뜸 우리말지킴이·은관문화훈장도

권 교수는 올해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우리말 살리기 겨레모임'이 발표한 우리말 지킴이 1등에 선정됐으며, 정부로부터 은관문화훈장까지 받게 됐다. 그는 한글 연구와는 거리가 먼 전자전기정보컴퓨터공학부 교수이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문득 '컴퓨터 분야에서 한글을 발전시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시작한 것이 아닌데 한 우물을 파다 보니까 어느덧 여기까지 와 있네요." 서울대 대학원 시절인 1982년부터 컴퓨터에서 한글을 처리하는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그는 91년 한글맞춤법 검사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는 이때부터 15년째 이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데 매달리고 있다.

그가 한글맞춤법 검사기 프로그램을 처음 개발했을 당시만 해도 여러 경쟁 프로그램이 있었으나, 현재는 그의 프로그램이 거의 유일할 만큼 독보적이다. 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진단했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오랜 시간 일관성 있게 자료를 입력해야 완성도 높은 한글맞춤법 검사기가 되기 때문에 즉각 가시적 성과를 내야하는 개발업체들에게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의 프로그램은 94년 컴퓨터 한글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인 '아래아 한글'에 사용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언론사의 교열프로그램으로 사용되는 등 상업화에도 성공했다. 그는 자신의 프로그램이 2002년 과학기술부 국가지정연구실 과제, 2003년 대법원 법률용 맞춤법 검사기로 선정되면서 " 쓸 만한 단계로 수준이 높아졌다"고 자평한다.

그는 프로그램 개발뿐만 아니라 올바른 한글 사용을 위한 교육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그가 9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누리집(홈페이지) '우리말 배움터'(urimal.cs.pusan.ac.kr)는 방문자가 6일 현재 1014만 명을 넘어설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글맞춤법에 대해 누리꾼(네티즌)들이 올린 질문과 이에 대한 권 교수와 그의 제자들의 상세한 답변도 3만 건 에 육박한다. 또 권 교수 연구팀은 다달이 100문항의 한글맞춤법 문제를 올리고 있으며, 누리꾼들은 자신들이 발견한 한글맞춤법에 맞지 않는 광고문구 등 잘못된 글을 여기에 신고하고 있다.

권 교수는 "지금까지 내가 이룬 성과가 있다면 그것은 한글 발전에 있어 내디뎌야할 100걸음에 겨우 첫걸음을 뗀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며 "정년퇴직 때까지 쉼 없이 연구하고, 다음 세대가 이어서 연구할 수 있도록 터를 닦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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