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연의 느낌!]정명훈 지휘봉 잡은 서울시향 새출발

2005. 10. 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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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교향악단이 2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특별연주회를 열고 첫 걸음을 내디뎠다. '정명훈과 서울시향, 새로운 출발'이란 이름을 단 이번 공연은 새로운 수장과 함께 시작하는 시향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올해 초 서울시향의 상임지휘자로 임명된 정명훈은 8월 15일 시청 앞 광복절 특별연주회와 지난 1일 청계천 개통 기념 연주회에서 시향을 이끌었다. 하지만 교향곡 레퍼토리로 실내에서 연주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정명훈은 올해는 서울시향 예술고문으로 일하고, 내년부터 예술감독(상임지휘자)을 맡게 된다. 원래 올해 안으로 시향을 지휘할 계획은 없었으나 서울시에서 청계천 개통을 앞두고 그에게 간곡히 부탁해 이번에 부랴부랴 지휘를 맡게 된 것.

어찌 되었건 서울시향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3000석가량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전석 매진됐다. 연주 곡목은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과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서울시향은 확실히 예전과는 달라진 연주를 들려줬다. 오디션을 거친 단원들에게서 긴장감과 열의를 엿볼 수 있었다. 말러 '교향곡 1

번' 연주가 끝났을 때 관객은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냈다.

정명훈은 관객의 뜨거운 박수에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계속 후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앙코르곡을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며 애국가를 연주했다.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되겠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장엄한 애국가 연주에 관객은 모두 일어서서 교향악단을 격려했다.

새로운 서울시향은 어떤 지휘자가 이끄느냐에 따라 오케스트라 전체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간 낮은 연주력으로 실망을 안기고, 노사 간 불협화음으로 시끄러웠던 서울시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물론, 국민 누구나가 아는 세계적인 지휘자를 영입함으로써 교향악단 전체의 인기가 높아지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아직까지는 시작에 불과하다. 오케스트라의 수준은 단시일 내에 끌어올릴 수 없는 것이다. 실력있는 지휘자, 그에 따라 열심히 연습하는 단원, 그를 뒷받침해주는 행정지원, 이렇게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이제 첫 걸음을 뗀 서울시향이 제대로 커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화생활부 기자

bya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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