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리플리스 게임'
- 선과 악의 이중성, 인간의 본능에 대해 -
톰 리플리(존 말코비치)는 천부적인 사기꾼에 살인자. 동료 리브스와 크게 한 탕을 하고 시골로 잠적한다. 3년후 아름다운 아내와 고미술품으로 도배한 전원주택에서 평화롭게 살던 그에게 리브스가 찾아온다. 사업상 라이벌을 죽여달라는 부탁에 '물 좋고 순진한' 초짜 조나단(더그레이 스콧)을 섭외해준다. 백혈병 시한부 인생이던 조나단은 가족에 대한 불안함과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그러나 리브스가 두 번째 의뢰를 하자 고민에 빠진다.
"나는 내가 아무도 보고 있다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붙잡히는 것에 대해 더 이상 걱정하지 않는다." 리플리의 대사는 나중에 그의 생활양식을 합리화하는 것으로서 살인을 게임으로 보는 심리를 단적으로 이야기한다. '리플리스 게임'(Ripley 's Game)은 리플리라는 인물의 내면을 파고든 드라마다.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인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신비한 인물 리플리. 살인을 저지르고도 눈썹하나 가닥하지 않는 냉혈한이면서도 아내에게 피아노를 선물하고 공연장에 꽃다발을 들고 나타날 정도로 자상하고 부드러운 인물이다. 선과 악의 모호함과 성적인 혼란에 갈등하면서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살인까지 저지르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에 당황스러워진다.
톰은 완전범죄자가 아니라 완전한 범죄자다. 그의 동기는 질투와 고독이며 그에게 범죄는 윤리의 영토 밖에 존재하는 일종의 예술이다. 윤리와 함께 어느 수준에서도 즐길거나 수행에 대해 원하지 않는 것을 조작하고, 얻기 위해 사용하는 리플리의 성별은 어떤 카테고리나 분류를 초월한다. 아주 분명한 것은 그가 광인(狂人)이라는 사실이다.
'리플리스 게임' 은 더없이 좋은 스릴러다. 아주 멋진 가장자리를 경유해서 관객에게 온 스릴러는 긴장과 위트를 발산한다. 관객은 조나단이 살인청부에 성공할까를 조마조마하며 바라보면서도 리플리와 같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가 리플리처럼 완전범죄에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 어느새 리플리의 이중성을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다.
'리플리스 게임'은 '리플리'시리즈 원작을 영화화했다. 원작자 패트리샤 하이스마스는 <재능있는 리플리>(1955)를 시작으로 <리플리 언더 그라운드>(1970), <리플리의 게임>(1974), <리플리를 쫓는 소년>(1980), <리플리 언더 워터>(1991) 등 총 5편의 '리플리' 시리즈를 내놨다. 소설의 주인공 톰 리플리는 완전한 반사회적 이상성격자. 절도와 남 흉내 내기가 특기다. 양심의 가책과는 거리가 멀고 필요할 땐 세련된 취향을 살릴 줄 아는 인물이며 선하기보다는 악한 쪽에 가깝다. 10월 7일 개봉.
〈미디어칸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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