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세계문화유산과 카지노의 '두 얼굴'

2005. 9. 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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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카지노만을 연상시켰던 마카오(澳門)가 세계 문화 유산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유네스코는 지난 7월 중국이 `역사의 중심, 마카오'라는 제목으로 제출한 마카오의 문화 유적지 25개소를 세계 문화 유산에 등록시켰다.

지난 99년 포르투갈이 중국에 반환했던 마카오에 전파되고 융화해 동.서양의 가교물이 된 유적들의 가치를 세계유산위원회가 인정했다.

인구 45만으로 정식 명칭이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 행정특별자치구인 마카오가 400년 식민 지배의 유산들과 카지노 산업이 조화를 이루며 병립하는 도시임을 세계 만방에 선포한 셈이다.

홍콩과 `남중국의 진주'라는 주하이(珠海)에 인접해 있는데다 면적이 홍콩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특성상 여행 일정에 덤으로 끼는 수가 많지만 짧은 시간을 잘만 할애하면 마카오의 참모습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오는 10월말 동아시안게임도 열리는 마카오를 들여다보자.

◇문화 유산

마카오의 얼굴 또는 상징처럼 여기는 곳은 성바오로 성당이다.

중국 최초의 성당으로 시가지 중심부의 구릉에 위치한 이 석조 유적은 이탈리아 예수회 선교사들이 설계했고, 종교 박해를 피해 건너온 일본인 석공들의 도움으로 1602년부터 짓기 시작해 1637년에 완성됐다.

그러나 1835년 화재로 대부분 소실되고 건물 정면과 계단, 좌우측 일부 벽면과 지하실만 남아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양식들이 결합한 정면의 조각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채롭다.

비둘기와 예수, 성모 마리아상이 있는가 하면 머리가 7개 달린 용과 해골 상도 있다. 해골 상 옆에는 `사후를 생각해 죄를 짓지 말라'는 의미의 한자가 새겨져 있기도 하다.

성당 앞의 광장에는 각국의 관광객이 몰려들어 사진 찍기에 분주하다.

성당 뒤편에는 1569년에 만들어진 성벽의 일부가 남아있다. 포르투갈의 도시 방벽 양식을 보여준다. 이러한 양식은 아프리카와 인도에서도 발견된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것이다.

마카오의 세계 문화 유산 가운데 대표적인 성바오로 성당은 주변에 몬테요새와 마카오박물관, 세나도 광장 등 중요 유산들이 몰려 있어 반드시 거쳐야 할 포인트다.

몬테요새는 성바오로 성당 오른쪽 언덕에 올라가면 나온다.

성바오로 성당과 같은 시기에 지어진 몬테요새는 1624년 네덜란드의 공격으로부터 마카오를 방어한 곳이다.

수 십대의 대포가 그대로 전시돼 있는 몬테요새에 서면 마카오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대포와 마카오 전경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도 좋다.

마카오를 상징하는 또 다른 명물은 바로 물결무늬의 세나도 광장.

1784년에 민정청사, 즉 지금의 시청 역할을 하는 관청 목적으로 지어졌으나 1929년부터는 도서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건물 앞 광장을 말한다.

세나도는 포르투갈어로 시청이라는 의미다.

포르투갈이 중국에 반환될 때 포르투갈인들이 직접 돌을 가져와 깔았다는 이 광장은 보행자 전용이다. 주말 세나도 광장은 연인 또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과 나들이객으로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붐볐다.

도서관 앞 분수대에는 공공행사를 위한 제법 큰 공간이 있고 보행로를 따라 양 옆에는 파스텔톤의 포르투갈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조화로운 조명이 빛을 발하는 야간에는 더욱 이채를 띤다.

건물 안에는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도 입점해 있고 화장품과 옷, 장난감 가게 등 쇼핑거리가 즐비하다. 물결무늬 보행로를 따라가다 보면 성바오로 성당 앞 계단까지 이어진다.

세나도광장 주변에는 10여년 전까지 카지노로 돈을 탕진한 도박꾼들이 찾았다는 전당포 건물을 그대로 박물관으로 옮긴 전당포박물관과 17세기 바로크양식의 성도미니크 성당도 있다.

최초의 한국인 사제로 지난 1837년 마카오로 건너왔던 김대건 신부는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성바오로 성당에서 골동품.재활용가구 거리를 통과하면 까모에스 정원이 나온다.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체조도 하고 산책도 하는 이곳은 1557년 마카오에 거주했던 포르투갈의 시인 까모에스를 기리는 동상이 있지만 갓을 쓴 김대건 신부의 동상도 세워져 있다.

1985년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동상을 제막했다가 홍콩과 마카오에 있는 한국인 가톨릭 신자들이 보수해 1997년 새로 봉헌했다.

인근 성안토니 성당 안에도 김대건 신부의 목상이 있다.

얼굴은 다소 서양인처럼 조각했지만 오른손에 십자가, 왼쪽에 성경을 들고 있는 김대건 신부의 모습은 이채롭고 경외스럽기까지 하다.

김대건 신부는 16세때 아시아 최초의 신학교인 성바오로 성당에서 공부하기 위해 마카오에 도착했으나 이미 2년 전 불에 타 소실됐었기 때문에 실제 공부를 한 곳은 성안토니 성당이었다.

김대건 신부의 모습은 습지 지역인 꼴로안의 민속촌에 있는 오래된 성당인 천주당 안에서 초상화의 모습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 도교의 여신인 아마와 불교의 여신인 쿤람을 봉헌하고 있는 마카오 최고(最古)의 아마사원과 아름다운 펜하성당, 성모 마리아의 얼굴을 닮은 관음상 등도 시간이 허락하면 둘러볼 만한 마카오의 명소들이다.

◇카지노

마카오에서 영업하고 있는 카지노는 19개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45만 인구 가운데 5만명 이상이 카지노 객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군소 카지노를 빼고 나면 리스보아와 샌즈 카지노의 경쟁 구도다.

리스보아는 1962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42년간 카지노 독점권을 영유했던 마카오 카지노의 `대부' 스탠리 호의 소유다.

샌즈는 미국 베네션 그룹이 2억4천만달러를 들여 지난해 5월 라스베이거스식으로 개장한 카지노. 2만4천400㎡의 부지에 319개의 게임테이블과 510개의 슬롯 머신, 18개의 VIP룸, 9개의 고급 레스토랑도 갖춰져 있다.

샌즈는 5천970개의 전구가 불을 밝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샹들리에를 설치, 제법 위용을 갖췄다. 직원은 5천명.

마카오의 최대 개발지역인 타이파섬의 공항에 내려 반도로 들어가기 위해 다리를 건너다 보면 눈에 확 띄는 것이 먼지가 휘날리는 간척지에서 굉음을 내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수 백 대의 기중기다.

이 기중기들은 모두 카지노 건설에 투입된 것들이다. 공사판이 어마어마하다.

베네션그룹은 간척지인 코타이 지역에 2010년까지 거대한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가족이 함께 가서 카지노와 쇼핑, 골프, 수영 등을 원스톱으로 즐기는 개념이다.

여기에 홍콩의 부동산 자본이 투입된 갤럭시카지노도 뛰어들어 마카오는 마치 `카지노 전쟁'을 예고하는 듯 하다.

어쨌든 마카오 카지노의 승률은 라스베이거스보다 높다는 것이 샌즈 카지노 홍보 담당 직원인 매기 리의 설명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남자 입장객은 반바지에 샌들을 신고 객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러나 미국식을 표방한 샌즈 카지노가 개장하면서 고정 관념을 깨고 복장에 제한을 두지 않자 리스보아도 따라하고 있다.

다만 샌즈 카지노는 입장시 검색대를 이용해 소지품을 철저하게 검사한다. 필요하면 번호표를 받아 입구에 맡긴 뒤 나갈 때 찾아가면 된다.

◇또 다른 볼거리

2001년 12월에 세워진 마카오타워는 높이가 338m로 세계에서 10번째로 높다고 한다.

이 전망대와 회전식 레스토랑을 갖춘 이 타워에서 관광객의 흥미를 끄는 것은 단연 스릴 게임.

61층을 올라가면 223m 높이에서 안전 로프, 와이어에 의지한 채 점프하는 `스카이점프'와 로프 하나에 몸에 매달고 타워 밖으로 나가 외곽을 한 바퀴 도는 `스카이워크'를 즐길 수 있다.

`스카이점프'는 높은데서 하지만 다이빙식으로 뛰어내리는 자연낙하가 아니기 때문에 번지점프보다 짜릿함은 덜할 수 있다.

하지만 난간이 열리고 점프하기 직전 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분은 스릴 마니아들을 만족시키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점프 후에는 인증서도 발급해준다.

스카이워크는 160홍콩달러이고 스카이점프는 488 홍콩달러.

마카오에는 개 경주도 있다.

반도 북쪽에 위치한 개 경주장인 카니드롬 클럽에는 매주 월,목,토,일요일 밤 8시부터 매 경주 배가 쑥 들어가고 다리가 길쭉한 그레이하운드 6∼8마리가 모형 토끼 인형을 쫓아 무섭게 질주한다.

직접 보면 속도감이 엄청나다. 500야드 길이의 트랙을 순식간에 한 바퀴 도는 그레이하운드는 시속 120㎞의 속력을 내는 치타보다 약간 느리다고.

이 카니드롬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고, 세계에서도 최대 규모에 최고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 경주는 TV와 라디오방송에 실황 중계되고 호텔 등에서 장외 배팅도 한다. 배팅 방식은 경마와 거의 같다.

마카오에서 동양 최초로 시행됐다는 경마 또한 마카오인들이 즐기는 레저. 최근에는 한국의 오경환(25) 기수가 진출해 인기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마카오에는 매년 11월 셋째주에 나흘간 전역의 교통을 통제하고 도로를 이용해 모터사이클 경주와 F3 자동차 경주를 벌인다. 바로 `마카오 그랑프리'다

세계적인 레이서 미하엘 슈마허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적 있다.

지난 3일부터 내달 1일까지는 `제7회 마카오 국제 불꽃놀이 경연대회' 주간으로 모두 5차례에 걸쳐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마카오타워 옆에서 벌어지는 이번 대회에 한국은 첫날 출전했다.

◇여행메모

비행기로 3시30분이 걸리는 마카오는 한국보다 1시간 늦다. 기온은 연중 섭씨 16-25도. 10∼12월이 기온도 적당한 데다 맑은 날이 많고 습도도 낮아 관광에 최적이다. 이때는 저녁에 다소 쌀쌀하기 때문에 스웨터가 필요하다.

인종은 95%가 중국이고 포르투갈인은 3% 정도다. 중국어와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쓰고, 영어는 한정적이다.

마카오의 공식 화폐는 파타카(MOP$). 홍콩달러와 환율이 거의 같다(1:1.03).

홍콩달러는 마카오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파타카는 홍콩에서 사용할 수 없다. 택시 기본 요금은 10파타카. 반도 내 버스 요금은 2.5파타카.

마카오에서는 짠 맛을 내는 포르투갈 요리의 바탕에 단 맛을 내는 중국 광둥성 양식이 결합하고, 아프리카와 인도의 소스.향료가 가미된 다국적 요리인 `매캐니즈'가 특징이다.

`매캐니즈'는 아프리칸 치킨 요리와 게살 카레 볶음, 대구살 요리가 대표적인 메뉴다. 광둥식 새끼돼지 바비큐나 계란 요리인 `다탄' 등도 별미다. 소스나 향료는 후추와 칠리가 단골이다.

지난해부터 마카오항공이 인천에서 마카오로 출발하는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매일 오전 8시에 출발한다. 부산에서도 오는 10월26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2회 운항한다.오는 12월부터는 광주에서도 직항편을 띄운다.

홍콩에서는 24시간 운항하는 여객선을 타고 1시간만에 마카오로 들어올 수 있다.

마카오에서 주하이로 가려면 간단한 출입국 절차를 거쳐야한다.

자유여행사(☎3455-8888)는 `마카오.주하이 웰빙투어 3일'과 `홍콩.마카오 4일', 등 홍콩과 마카오, 주하이를 거치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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