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많은 '사랑찬가' 조기종영 전격 결정

2005. 8. 2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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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근친상간을 연상시키는 듯한 호적상 이모와 조카의 사랑, 극단적인 상황설정, 진부한 캐릭터 등으로 시청자의 조기종영 요구 움직임이 있었던 MBC 주말 드라마 '사랑찬가'가 조기조영한다.

MBC는 21일 29회분을 방송한 '사랑찬가'를 당초 50회에서 40회로 10회분을 줄이고 오는 9월말 끝내기로 결정했다. MBC 이은규 드라마국장은 22일 "드라마의 파격적인 내용으로 시청자들 사이에 적지 않은 문제 제기와 조기종영 압력을 받아온 '사랑찬가'를 한달정도 빨리 조기종영하기로 했다. 후속 드라마는 '마지막 전쟁' '천생연분' 등으로 잘 알려진 박예랑 작가의 드라마를 방송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MBC주말 드라마 '사랑찬가'는 그동안 진부한 드라마의 캐릭터, 플롯, 갈등구조, 상황 등을 재탕하는 드라마로 시청자의 외면을 자초하며 10%대를 밑도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고 극단적인 상황설정과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의 조기종영 압력에 시달려 왔다.

특히 호적상의 이모(김민)와 조카(김지훈)와의 사랑 관계 형성 등 상황 설정은 시청자들사이에서 근친상간이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랑찬가'는 드라마로서 허술함과 진부함, 그리고 구성의 엉성함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우선 '사랑찬가'에는 기획의도에서 밝힌 여성의 일에 대한 성공(요리)은 없고 파행적인 사랑만이 전개된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우선 캐릭터의 진부함을 꼽을 수 있다. 재벌 3세(전광렬)를 두고 두명의 선과 악을 대표하는 착한 여자 순진(장서희)과 악한 여자 소라(임지은)의 삼각관계가 이 드라마의 주요한 얼개다.

하지만 세명의 캐릭터 특히 여성 두명의 캐릭터는 진부하다 못해 시청자의 짜증을 유발하고 있다.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극단적으로 선한 인물과 극단적으로 악한 인물의 대결구도는 이미 방송사 초창기 드라마 때부터 도입돼 유행을 하고 IMF때 절정을 이루다 최근 들어 용도 폐기된 캐릭터의 유형과 대립구도이다.

근래 들어 개연성 없이 극단적으로 악한 인물에 대한 시청자의 외면 현상은 두드러진다. 소라라는 인물은 사랑을 차지하기위해 순진을 도둑으로 모는 등 병적인 악행을 저지르는데 비해 순진은 무조건 참아내는 착한 인물이다. 이러한 개연성도, 인과성도 약한 인물에 시청자는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사회는 무조건적으로 악한 인물과 극단적으로 착한 인물로 구분할 수 없는 다양화돼 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된 흐름을 '사랑찬가'의 캐릭터들은 발현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여성의 주체성보다는 여성의 수동성을 강화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또한 증손자의 사랑마저 좌지우지 하는 할머니(정혜선)의 캐릭터 역시 픽션이라고 해도 현재의 시대적 상황에서 수용될 수 없는 전형적인 캐릭터이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던 호적상의 이모(김민)와 조카(김지훈)와의 사랑 관계 형성 등 상황 설정은 일부 우리 드라마에서나 소설 속에서 극단적인 자극과 충격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려는 드라마적 장치로 활용됐던 것 중의 하나다. 하지만 출생의 비밀이나 혈연으로 얽힌 남녀간의 사랑은 이제 더 이상 시청자를 흡입할 수 없는 용도폐기된 이야기의 소재이자 상황이다.

드라마란 분명 실제가 아닌 허구의 세계를 다루며 그 허구적인 이야기가 그럴듯하기위해서는 사건과 동기의 자연스러운 전후관계로 조리 있게 진행돼야한다. 하지만 '사랑찬가'는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 허구적 이야기가 부자연스러운 관계로 얽혀 드라마가 갈 길을 잃었다.

이같은 '사랑찬가'에서의 내용과 상황전개, 캐릭터들은 사람들의 정서를 황폐화시키고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시청자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캐릭터와 상황전개로 조기종영하게 되는 '사랑찬가'. 사진제공=MBC]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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