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드라마 열전]고졸 신입사원의 패기만점 성공기
`돈이 없어!`
10년 전 일본 경제는 요즘의 우리와 흡사했다.
부동산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들썩였고 청년 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드라마도 이 같은 시대적 상황을 그대로 담고 있었는데 대표적인 작품이 오다 유지 주연의 `돈이 없어!`(94년 후지TV 방영)였다.
하기와라 겐다로(오다 유지 분)는 두 명의 남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지만 갑작스럽게 회사가 도산한 뒤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취업 재수생. 설상가상으로 사채를 갚지 못해 업자들에게까지 시달린다. 그러던 중 외국 보험회사 유니버설 인슈어런스에 다니는 죽마고우 간다 미치코(자이젠 나오미 분)의 소개로 빌딩 청소원으로 취직하게 된다.
청소원으로 취직한 그는 우연한 기회에 유니버설 인슈어런스 사장인 히무로 고스케(이시바시 료 분)의 눈에 띄게 돼 특채로 회사에 입사한다.
입사 후 고졸이라는 이유로 동료의 집단학대에 시달리지만 특유의 파이팅으로 이를 극복하고 굵직한 계약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승승장구한다.
이런 상승세에 힘입어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1년 뒤 이 회사 본부장으로 고속 승진해 돌아온다.
`돈이 없어!`는 만화 같은 접근이 다소 눈에 거슬리지만 패기가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현대 젊은이들에겐 배울 점이 많은 작품이다.
`남성판 신데렐라`의 성격이 강한 이 드라마는 일본의 간판 배우 오다 유지의 출세작이다. `춤추는 대수사선`을 통해 처음으로 국내에 알려진 오다 유지는 선한 눈매에 티 없이 맑은 미소로 미소년을 연상케 하는 배우다. 진지한 분위기에서는 언뜻 한석규가 느껴지고, 맑은 눈빛과 웃음은 장동건을 닮았다. 깔끔하면서도 지적인 마스크에다 착하고 스마트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67년생으로 TV드라마 `도쿄 러브스토리`로 스타덤에 오른 뒤 영화 `사랑은 크로스오버` `격돌` `베스트 가이` 등에서 주역을 맡았으며, 배우 외에도 가수, 라디오 MC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천정부지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윤경철 기자(anycall@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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