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소샤 교과서 채택금지 소송 등 잇따라

2005. 7. 13.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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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일본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일본 수도권 외곽 도치 도치기현 오타와라(大田原)시는 13일 교육위원회를 열어 "새역모"가 편찬한 후소샤(扶桑社)판 역사.공민교과서를 채택했다. 이 결정으로 시립 등 중학교 12곳, 2천300명의 학생이 내년부터 4년간 후소샤판을 교재로 사용하게 된다.

오타와라시 교육위원회의 후소샤판 채택은 일본 583개 "지구" 가운데 최초로 나온 결정이다. 때문에 다른 "지구"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채택 기간은 오는 8월말까지이다.

4년 전 후소샤판 채택률은 0.039%에 그쳤었다. 이후 극우인사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 도지사의 조종으로 지난 4월 개교한 도립 하쿠오(白鷗)고교 부속중학교 등 일부가 이 교과서를 채택했다.

"새역모"를 비롯 일본 정치권과 학계 등을 중심으로 한 우파는 이번에 "채택률 10%"를 목표로 대대적 공세를 전개해왔다.

정치권에서 집권 자민당의 강경파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간사장 대리는 지난해 9월 "새역모" 전진대회에 메시지를 보냈으며 지난 2001년에는 NHK의 위안부 관련 프로그램 제작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시하라 도지사는 도내 각 지구에서 임기가 만료된 교육위원의 후임을 입맛에 맞는 인사로 채워왔다.

요코야마 요키치(橫山洋吉) 도쿄도 교육장은 지난 5월14일 집권 자민당 미야자키(宮崎)현이 주최한 "새역모" 교과서 채택추진 집회에서 "새역모"의 미야자키현 사무국장과 함께 기조보고를 한데 이어 같은달 22일 자민당 구마모토(熊本)현이 주최한 집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했다.

또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사실상 후소샤판을 지지하는 "교과서 조사연구자료"를 만들어 도내 중학교와 산하 자치단체의 교육위원회에 배포했다.

"새역모" 지방지부와 이른바 "근린제국조항" 삭제를 요구하는 "교과서개선협의회" 지부 등 우익단체들도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애정을 깊게하는" 교과서를 채택해달라는 주민청원을 냈고,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의회 가운데 14개 현 의회가 이를 채택했다.

이러한 공세에 힘입어 이번에는 후소샤판 채택률이 두자릿수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 소식통은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4분의 1 가량이 후소샤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있다"고 전했다.

이시하라 신타로 지사가 교육위원회를 상당부분 장악한 도쿄도와 인근 가나가와(神奈川)현, `독도의 날" 조례를 제정한 시마네(島根)현과 인근 돗토리(鳥取)현, 유골파동을 겪은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고향인 니가타(新潟)현, 후쿠이(福井)현 등이 "위험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자민당의 아성 또는 보수성향이 높은 지역인 야마구치(山口), 구마모토(熊本), 사가(佐賀), 미야자키(宮崎), 와카야마(和歌山), 야마가타(山形), 이바라키(茨城), 도치기, 에히메(愛媛), 홋카이도(北海道) 등도 후소샤 채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워크 21"과 "일본교직원노조"(일교조) 등은 각종 심포지엄과 채택저지 청원, 신문광고 등을 통해 맞서고 있으나 일본 정치권이 지원하는 "새역모"측의 공세가 거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구동성으로 "사태가 낙관적이지 않다"고 전하고 있다.

"오사카 역사학회"를 비롯한 "간사이(關西) 역사학 관련 6개 학회"는 13일 후소샤 교과서 채택에 반대한다는 공동 호소문을 발표, "국가간 대립을 부채질하는 내용 이며, 현대사회에 적합한 역사인식을 길러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새역모 교과서채택을 저지하는 도쿄네트워크"도 이날 도쿄도 교육위원회에 "역사를 왜곡하고 전쟁하는 국가를 만드는 목표"의 후소샤 교과서의 채택거부를 요청하고 나섰다.

http://blog.yonhapnews.co.kr/shin17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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