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은 부시의 도펠갱어"

강성곤 2005. 6. 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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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빈 라덴은 부시의 도펠갱어(Doppelgaenger: 제2의 자아)다. 이런 종류의 쌍둥이 야수는 하나같이 자신이 아름답고 교양있다고 주장한다. 인도 여성작가 아룬다티 로이의 말입니다.” 인용의 형식을 취했으나 9.11 사건 직후 이런 직격탄을 날린 앵커는 전 세계 단 한 사람뿐이었다.울리히 비커트, 올해 63세, 키 196cm, ARD 심층뉴스 <타게스테멘> 14년째 진행. 엄밀한 의미에서 독일 최초의 앵커맨이며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저널리스트인 그는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ARD 뉴스의 화신이며 그 명성은 전 유럽에 회자된다. <타게스테멘(Tagesthemen)>은 제목대로 그날의 핵심주제가 되는 뉴스 2〜3가지를 각각 3분 정도의 집중 꼭지로 다루고 핵심 인물 인터뷰를 곁들이며 아나운서의 뉴스 요약으로 꾸며진다.비커트는 말하자면 독일에서 가장 힘있는 자, 돈많은 자, 말많은 자, 목소리 큰 자, 현학적인 자의 가장 강력한 적이다. 반면 묵묵히 자기 일하는 사람, 변함없이 성실한 사람, 가족과 함께 소박한 꿈을 키워가는 사람, 비판적 안목을 지닌 평범한 사람의 가장 든든한 벗이다. 또한 오프닝, 리드 멘트, 인터뷰, 클로징에서 그는 일체의 ‘잡소리’를 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그의 별명은 ‘Das Wetter’(다스 베터・날씨)’다. 일체의 비 뉴스적 요소를 제거한 ‘날씨입니다’라는 짧디 짧은 한마디 멘트를 던지는 그의 모습을 상징화한 것이다. 울리히 비커트는 외교관 아버지의 일본 근무 시절인 1942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바로 하이델베르크로 이주하고 이어 파리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으며, 다시 독일로 와 셸클링겐(Schelklingen)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이후 본(Bonn)대학에서 법학과 정치학을 공부한 후, 1962년부터 2년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미국 유학을 마쳤다.1968년 국가 법률 고시에 합격하고 우연한 기회에 라디오 방송국 시사 프로그램의 작가가 되면서 방송과 인연을 맺게 되는데 이때 ARD에서도 프리랜서로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할 기회를 갖게 된다.1969년 그는 다시 시사 잡지 ‘모니터’의 편집장으로 8년 동안 일하다 마침내 ARD의 특별 채용으로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하고, 이어 1년 후에는 파리 특파원이 된다. 1981년 다시 뉴욕 지국장이 되었으며 3년 후 파리 지국장으로도 활약한다.1991년 ARD의 심층 뉴스 프로그램 <타게스테멘(Tagesthemen)>의 초대 앵커가 된 이래, 독특한 카리스마와 두터운 신뢰감을 바탕으로 현재는 독일을 대표하는 지성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앵커 외에도 각종 라디오,TV 시사 프로그램을 섭렵해왔으며 잡지 칼럼과 기고, 그리고 수많은 저술 활동 등을 통해 성가를 높여왔다.특히 1981년 저서 ‘내가 걱정하는 자유-국가, 시민의 권리를 빼앗다’, 1986년 ‘뉴욕-도쿄-파리’, 1989년 ‘프랑스, 그 놀라운 환영’ 등은 명저로 꼽히며, 이밖에 ‘독일은 왜 두려운갗(1990), ‘고귀한 사람은 어리석다-가치파괴에 대하여’(1994), ‘집행유예 상태의 독일’(1997), ‘당신들이 바로 권력이오’(2000), ‘시간을 다루는 것, 가치를 빛내는 것’(2001)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저널리스트로서 작가로서 받은 수많은 상 가운데, 1990년 ‘독불 저널리즘 상’, 2000년 ‘아데나워-드골 상’ 수상은 특히 독일과 프랑스의 협력과 교류에 쏟은 그의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어서 특기할 만하다. 또한 1992년 ‘올해의 미디어 인물’, 1992년 ‘텔레스타’ , 1994년 ‘골든 카메라’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2003년 잡지 ‘TV Today’가 실시한 가장 인기있는 뉴스 진행자 조사에서 3위를 기록했으며, 2004년 또 다른 조사에서는 4위에 랭크되었다. 그러나, 고령에다 심층 뉴스의 진행자라는 핸디캡 등을 고려하면, 비커트는 아직도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인기 있는 앵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1974년 뮌헨에서부터 시작된 대학과의 인연도 76년 베를린 자유대, 92년부터 쾰른, 본, 괴팅겐, 마르부르크, 카셀, 에어랑겐, 함부르크 대학으로 이어졌으며, 2002년 두이스부르크 대학 석좌교수를 거쳐 2004년부터 마그데부르크 석좌교수로 활동 중이다. 2003년 3월 세번째 부인인 출판인 줄리아 예켈(Julia Jaekel)과 결혼했다.강성곤 / KBS아나운서・숙명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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