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하는 김경재 한신대 교수

기념 논문집 "아레오바고 법정에서…" 펴내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한국의 대표적 진보 신학자인 김경재(65) 한신대 신학과 교수가 35년 간 몸담았던 강단을 떠난다.
1971년 전임강사로 출발했던 한신대를 올해 8월 정년 퇴직하는 김 교수는 그간 강단과 저작에서 한국 기독교의 배타성을 소리 높여 비판하면서 성경의 본질을 갈파해왔다.
그는 한국문화신학회 회장, 한국크리스찬아카데미 원장, 김재준 기념사업회 이사, 함석헌 기념사업회 이사 등을 맡으면서 김재준, 함석헌, 서남동 등으로 이어지는 국내 역사 참여 신학을 계승해왔다.
정년퇴임 기념 논문집 "아레오바고 법정에서 들려오는 저 소리"(삼인ㆍ499쪽)에도 김 교수의 다원주의적 종교관이 오롯이 담겨 있다.
아레오바고는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서 1㎞ 떨어진 낮은 언덕. 바울은 이곳에서 "하나님은 건물에 있거나 저 높은 하늘 보좌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계시다"고 역설했다.
그는 논문 "종교 간의 갈등 현황과 그 해소 방안에 대한 연구"에서 "우리 사회 종교간 갈등 원인으로 기독교의 배타성이 가장 컸다"고 지적하면서 한국 개신교의 배타주의적 성향을 정치문화사와 선교신학, 사회경제사적 측면 등에서 찾고 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의 개신교는 선교 초기 상ㆍ제례 행위 등 전통적 종교형식들까지 "우상에게 절하는 행동"으로 비약 해석하는 교리적 경직성을 드러냈고, 그 결과 아직도 문화적으로 한민족의 심성에 토착하지 못하고 다분히 외래종교로 이해되고 있다.
또 한국 개신교가 한국의 전통종교들, 특히 불교와 갈등관계에 들어가게 된 근본 이유는 초기 한국에 기독교를 전해준 미국 선교사들의 근본주의적 보수신학, 특히 성경무오설에 입각한 성경권위의 절대화에 있다.
그는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개신교가 포용주의적이고 다원주의적인 열린 종교로 나갈 것"을 주장했고, 그 실천방안으로 타종교와 상호 교환방문 프로그램, 대중매체를 통한 종교간 정보교류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반향 없는 외침에 머무르지 않고 종교간 대화와 화해라는 자신의 신념을 실천으로 옮기기도 했다.
1996년 한신대 인근 화계사에 기독교 신자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는데, 김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성금을 모아 화계사에 전달한 것. 이에 화계사 측은 감사의 뜻으로 1998년 성탄절에 한신대 입구에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한신대 신학대학원 학생들도 다음해 부처님오신날에 화계사 입구에 현수막을 걸어 화답했다. 이 축하 현수막 릴레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경재 교수는 "책 제목은 사도 바울이 아테네에서 복음을 전할 때 설파한, 복음진리의 그 단순성, 순수성, 진실성, 생동적 현실성이 세월이 지날수록 나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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