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주주제 주춧돌 대한전선 상생선언

2005. 6. 1.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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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노 “임금협상 5년간 경영진 위임”사 “연봉50%만큼 회사주식 살 돈 드리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안은 없습니다. 앞으로 5년동안 임금협상안 결정권한을경영진에게 넘기겠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이 우리 회사의 주인이 되어주십시오. 주식 살 돈은 회사가드리겠습니다.” 대한전선 노동조합 위원장과 대표이사가 파격적인 거래를 했다. 노사 상생의거래는 지난달 31일 대한전선 안양공장에서 열린 ‘노사화합문화 정착선포식’에서 전격 발표됐다. 임종욱 사장은 “외부 경영환경의 급변으로영업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회사 처지를 고려해 노조가 자발적으로 5년동안임금협상 전권을 회사에 넘겼다”면서 “이에 보답하는 뜻으로 전직원들이참여하는 종업원주식소유제도(ESOP:Employee Stock Ownership Plan)를 도입해서,회사가 개인별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자금을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하겠다”고밝혔다. 이에 따라 790여명의 대한전선 직원들은 평균 연봉의 절반인1700여만원어치씩, 모두 130여억원의 자사주를 보유하게됐다. 회사는 이달 말까지약속한 금액을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하고, 조합은 이 돈으로 회사주식을 시장에서매입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우리사주조합은 대한전선 전체 지분의 3.8%를보유한 주요주주가 될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가 설명했다.

임 사장은 “앞으로 대한전선에서는 노와 사가 공동운명체로서 미래의 성과를공유하게 된다”면서 “전 직원의 주주화와는 별개로 영업에서 초과성과가 발생할때에도 임직원들과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현재 57살인 정년을59살로 연장하고, ‘생산사원’이란 이름을 ‘기능사원’으로 바꿔 교육 및자기계발 기회도 늘리기로 했다.

조병철 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이 최근 몇해 사이에 원자재가격의 상승 등으로회사 영업사정이 별로 좋지 않음을 뚜렷이 느끼고 있다”며 “회사의 발전을 통한고용안정이 최우선 목표라고 판단해 교섭권을 경영진에게 넘겼는데 뜻밖의 선물을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사원이 아니라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회사발전에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국내기업 우리사주조합들의 자사주 취득재원은 주로 조합원 개인돈이거나 조합원 출연분만큼 회사가 대응출연하는 방식으로 조성됐으나, 전액 회사출연금으로 우리사주를 사는 것은 이례적이다. 박상묵 증권금융 우리사주지원부차장은 “조합원 개인돈으로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에는 1년 이후 곧바로 주식을현금화하지만, 회사 출연분의 경우 조합원 개별계정에 가배정한 상태에서 최장7년동안 조합이 일괄 관리할 수 있어 지분관리에도 유리하다”며 경영권 안정을바라는 상장기업들의 적극적인 우리사주조합 출연을 권유했다.

창립 이후 50년간 연속 흑자경영으로 유명한 대한전선은 지난 2003년 9월 국내상장기업에서는 처음으로 노사합의에 따른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주목을 받기도했다. 박순빈 구본준 기자 sbpark@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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