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계절

2005. 5. 13.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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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캠퍼스마다 축제의 열기로 여기저기 들썩이고 5월의 푸르름은 강의실안의 답답함을 떨쳐내고 캠퍼스로 나오라는 듯 끊임없는 유혹을 보낸다. 흔히들 대동제라고 불리는 대학축제는 큰 대(大), 같을 동(同)이라 하여 모두가 하나로 어울리는 큰 축제란 뜻이다. 대동제가 5월에 시행되는 이유도 5월이 지닌 신록과 아름다움이, 싱그럽고 열정적인 젊은이들의 에너지와 매치되기 때문이다. 이런 아름다운 5월의 하늘아래, 각 대학의 단과대와 동아리학생들이 모두 하나가 되는 대동제는 소위 대학생활의 가장 큰 낭만이자 추억거리라고 할 수 있다.

# 자유와 낭만의 대명사 특별히 새내기들에게 대동제는 캠퍼스의 낭만과 멋을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캠퍼스 곳곳에 단대와 동아리들이 준비한 이벤트가 개최되고, 밤새워 주막에서 선후배간의 술잔이 오가며 여기저기 노래소리와 웃음이 가득한 캠퍼스. 이들에게 대동제는 그들이 꿈꿔왔던 자유와 낭만의 대명사인 것이다.

“이번 대동제때 제가 속한 동아리에서 다양한 게임을 준비했는데 저도 참가할 겁니다. 대학와서 처음 맞는 축제라 기대가 큽니다.” 새내기 이선진(연세대 1)씨는 처음 맞는 축제에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씨에게 이번 축제는 단순한 축제가 아닌 대학인으로써 처음으로 느끼는 자유와 낭만의 한마당이기 때문이다.

대동제는 또한 대학인 스스로 모든 것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자율의 장이기도 하다. 각 동아리별로 행사나 공연등을 준비하다 보면 며칠 밤새는 것은 기본. 그러나 여러날 선후배가 같이 모여 작업을 하다보면 어느 새 끈끈한 정이 쌓이기 마련이다. 지난해 풍물패동아리에 가입하여 축제 때 공연을 한 김준민(고려대 2)씨는 공연을 준비하고 직접 선보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잊을 수 없는 대학생활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축제를 위해 동아리 선배들과 한달 전부터 연습을 하고 축제기간중엔 밤을 새가며 같이 지내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선배들과 깊은 정이 들게 되었죠.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다같이 흥에 취해 어우러지는 걸 보면서 아, 이게 대학문화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진정한 축제 의미 되새겨야 지금은 선배 입장에서 후배들과 공연준비를 하고 있는 김씨는 다같이 어울려 하나가 된다는 ‘대동’의 의미를 몸소체험해 얻은 듯 하다. 그러나 일부에선 대동제에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최근 대부분의 대학 대동문화란 것이 그저 대학가의 유명연예인들의 공연장으로, 아니면 밤새 주점에서 술을 마시며 떠드는 모습 등으로 전락해 버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 대동제 의미가 퇴색된 것 같습니다. 총학생회는 연예인 모시기에 급급하고 학우들도 유명 연예인이 아니면 관심도 갖지않는 유명무실한 축제인 것 같아요.” 99학번으로 대학에 입학, 수년동안 대동제를 보아온 이모씨는 최근의 축제가 생기를 잃었다고 꼬집으며 진정한 축제의 의미가 사라진 지금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 학생・동아리 직접 참여 유도 사실 이씨가 지적한 것처럼 대동제무용론이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대동제를 만들어가고 직접 참여하는 대학인들에게 대동제는 대학생활의 꽃이요, 젊은이만이 가질 수 있는 소중한 특권 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이번 대동제를 직접기획하고 준비중인 성균관대 총학생회 김준혁 문화국장은 “일년의 한번 뿐인 대동제를 통해 학우들이 학교를 사랑하게 되고, 대동이란 말이 의미하듯 모두가 하나로 어울릴수 있는 화동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대학의 대동제가 연예인 잔치로 흐르는 것을 막기위해 ‘이번 축제는 많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학내의 다양한 동아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러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학우들이 조금만 대동제에 관심을 가지면 훨씬 의미있는 축제가 될 수 있다”면서 “대동제의 주인공은 총학생회도 연예인도 아닌 바로 학생들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찬기자 /khchdoohan@segye.com■ 대동제 백배 즐기기… 올 가이드 5월은 축제의 달. 대학 축제에는 시공을 초월한 다양한 테마의 이벤트가 열린다. 각 테마별로 대학 축제 이벤트를 모아봤다.

◇로또 패러디=이젠 대중들로 하여금 일상화가 되어 버린 로또도 대학 축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로또의 특성을 이용한 각종 패러디 게임이 성행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으뜸은 햄또. 햄스터를 이용해 당첨번호를 추첨하는 ‘햄또(햄스터 로또)’는 햄스터가 들어가는 곳의 숫자가 로또 당첨번호와 같은 구실을 한다.

◇스포츠 속으로=찬호 지각생이 생길 정도로 대학가에서 야구는 인기 있는 스포츠다. 경희대축제에는 매년 배팅볼장이 등에 재학중인장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캠퍼스 한쪽에 그물을 드리우고 피칭머신 대신 사람이 직접 던져 ‘잘 던지라’는 시비가 잦다. 2002 월드컵 이후로는 축구가 당연 인기 스포츠다. 축구공을 차서 상품 및 벌칙이 적혀있는 과녁을 맞추는 이벤트도 성행중이다.

◇축제 단골손님=수 십년째 대학 축제를 지키고 있는 단골손님들도 있다. 물풍선 터뜨리기가 가장 대표적. 이외 요구르트 50개 먹기, 건빵 1분 안에 7개 먹기 등 끈기와 우직함을 요구하는 이벤트도 꾸준히 성행중이다. 이 행사에 참여했다는 경희대 조용재(경제통상 2)씨는 “건빵은 1분 안에 7개를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6개째에서 늘 타임아웃 된다”며 아쉬워했다.

◇복고 열풍=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7080열풍과 더불어 대학 축제에도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추억의 로라장이 대표적인데 80년대 풍경인 로라장을 노천극장에 재현해 놓았다. 축제 한편에서는 인라인 스케이트 대회도 하는데 롤러스케이트 타는 풍경과 인라인 스케이트 타는 풍경을 비교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기타 이벤트=대학 축제에는 호텔에서 펼쳐지는 럭셔리한 이벤트도 이어진다. 주로 관광학부에서 주체하는 행사들로 칵테일쇼, 카지노 등이 있다. 한편 도미노 쌓기 행사도 펼쳐지는데 일정 테마를 정해놓고 그와 관련된 문구를 도미노로 표현하는 것이다.

◇세계문화축제=언어학과만도 26개에 달하는 한국외대 축제는 마치 세계일주를 하는 기분이 든다. 각 학과마다 전통의상을 입고 전공 음악에 맞춰 특색있는 공연들이 이어진다. 먹거리도 다양해 세계 각국의 음식들이 모두 모여있다. 공연 및 먹거리를 즐기다보면 세계 각국의 색깔이 얼마나 다양한지는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정정욱기자/jjay@segye.com■ 시대는 변해도 우리는 ""하나"" 5월, 대학가에서는 축제가 한창이다. 일명 ‘대동제’라고 불리는 대학축제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함께 변해 왔다. 대동의 의미는 말 그대로 하나됨의 큰 잔치, 화합과 단결을 의미한다. 대학이라는 곳은 각 단과대학과 또 각 학과로 분리되어서 통일성보다는 개별성이 부여된 곳이기 때문에 어느 특별한 장이 아니면 서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계기가 없다. 따라서 대동제는 학교 전체가 함께 하나로 어울릴 수 있고 단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70년대, 장기자랑과 파티의 장 70년대 중반 대학가에는 학교 축제 때만 되면 으례껏 거창하게 가요제라는 이름을 내건 교내 장기자랑 대회가 열렸다. 여기에 노래 좀 한다는 대학생은 다 모여 자신을 과시했고 이들은 대부분 팝송이나 샹송, 혹은 구전가요나 기존 포크 곡을 불렀다. 대학생들에게 일년에 한번 봄이나 가을에 열리는 학교축제는 자기의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기회였다. 이렇게 대학 내 축제 중 하나인 가요제는 가장 재미있고 중요한 행사의 하나였다. 또 학내 체육대회는 대학축제의 빠질 수 없는 품목이었으며 주로 여대에서 열렸던 쌍쌍파티는 많은 남학생들이 참여하고 싶은 축제 프로그램중의 하나였다.

◇80년대, 학생 연대의 장 83년 고려대학교 등을 선두로 대학 축제는 대동제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80년대 하나의 특권계층으로써의 대학생은 가기 힘든 대학에 들어와서 공부하고, 서로 토론하고, 부조리한 사회상황에 저항했다. 이때의 대학생들은 사회에서 지식층이었고, 지식층으로서의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명분이 있었다. 가요제는 민중가수들의 무대였고, 학생들은 축제기간에 시위를 하고 주점에서 막걸리를 마시면서 시위의 피곤함과 스트레스를 풀었다. 말 그대로 ‘대동’하는 대학축제였다.

◇90년대 후반과 오늘의 대동제 90년대 후반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축제의 분위기는 크게 바뀌었다. 대동제의 필수 프로그램은 응원전과 장터이다. 장터에서는 각 단과대나 학과, 동아리에서 음식을 판매하거나 전시를 하거나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대학축제의 ‘꽃’이 되고 있는 응원전에서는 대학응원단을 중심으로 학우들이 단합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 뿐만 아니라 요즘 들어서 응원전은 많은 가수들의 콘서트 형식을 띄는데 지난 5월 9일 개최된 연세대학교의 아카라카에서는 8천원이라는 적지 않은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응원전 티켓을 얻기 위해 연대 학생뿐 아니라 타대학 학생까지 표를 구하기 위한 전쟁을 벌였으며 암표까지 횡행하기도 했다. 연세대 강정심(정치외교 2)씨는 “다른 대학교 학생들은 콘서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가수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아카라카에 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요즘 대동제 문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동제가 하나되는 장으로서의 역할보다 가수들의 공연을 보고, 장터로 돈을 벌고, 술 마시고 노는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씨는 “대학축제가 점점 상업화되거나 무관심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면서 대동제가 “학생들의 갈고 닦은 성과물을 발표하고 학생들이 단합하여 개인의 발전과 대학의 발전을 위한 재출발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현주기자/leehyunju@segye.com■ 알고 즐기자!… 각 대학 이벤트 대동제, 알고 즐기면 재미가 열배. 현재 축제가 한창 진행중인 대학의 놓치면 아까운 이벤트들을 알차게 모아 보았다.’ ◇경희대 2005년 ‘자주경희 봄 대동한마당’은 5월 16일부터 20일까지 진행(18일은 개교기념일로 행사가 없다)된다. ‘자주통일, 반일 반미’라는 기조와 ‘우리끼리 왜(日)쳐봐! 미(美)쳐봐!’라는 모토로 진행되는 이번 대동제는 남과 북이 외세의 간섭없이 자주롭게 통일로 달려나가자는 경희 1만3000 학우의 염원을 담았다.

‘이것만은 꼭!’=개막제 2부의 ‘창작율동제’. 16일 대동제 첫 날 저녁 8시에 진행된다. 대동한마당이라는 의미에 맞게 모든 학우들이 하나되어 한판 어울어 질 수 있는 장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매우 대중적인 행사다. 노래패 공연을 시작으로 각각의 개성으로 똘똘 뭉친 율동팀의 멋진 모습이 선보일 예정이다.

◇국민대 2005년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국민대 ‘대동제’는 ‘5-E-Run(Learn)’이라는 주제를 갖고 진행된다. 5는 2005년도 국민대학교를, E는 다섯가지 즐거움(Exciting.Experience.Exit.Example.Explosion)을, Run(learn)은 5일간의 축제기간 쉼없이 질주하여 국민대학교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뜻이다.

‘이것만은 꼭!’=‘과사랑경연대회’. 27일 축제의 마지막 날 국민대 최고의 끼를 갖은 과를 찾는 대회다. 끈끈한 정과 단결력으로 학교 전체에 자신의 과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각 과의 특성을 살려 재미난 모습을 선보이는 국민대 학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로지 과의 승리를 위해, 푸짐한 상품을 위해 개인의 창피함과 어려움을 잊고 나를 던지는 멋진 이들을 기대해본다.

◇단국대 ‘미(美)치고 펄쩍뛰는 2005 구국단국 대동한마당 심(心)통(通)’은 5월 17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대동제는 만연해가는 개인주의 풍토 속에서 대학의 공동체 문화를 복원하고 새로운 대학문화를 창출하는 장으로서 구국단국 1만 학우가 모두 함께 만들어 간다.

‘이것만은 꼭!’=20일 오후 4시에 열리는 ‘도전! 통일벨을 울려라!’. 골든벨을 응용한 퀴즈대회이다. 단국대 50여개 전공의 기초적인 문제들과 학교, 시사 전반까지 두루두루 다루어 축제도 즐기고 지식도 넓히는 자리이다.

◇성균관대 2005 성균관대 대동제는 ‘AS’라는 모토 하에 5월 17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다. 처음, 시초라는 의미의 그리스어인 arche의 첫 글자 A와 Start, Skku, Spring의 중의적인 의미를 갖는 S를 조합한 ‘AS’는 봄의 축제라는 의미에서 모토에 시작의 뜻을 담았다. 새로운 출발, 새로운 도약과 함께 민족 성균관 모두가 소통하며 함께 하고 픈 축제가 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것만은 꼭!’=‘최현우 마술사와 함게 하는 매직 콘서트’가 17일 6시부터 새천년홀에서. ‘KBS개그콘서트팀과 함께 하는 개그콘서트’가 19일 7시 45분부터 금잔디에서 열린다. 신비한 마술의 세계, 재미난 개그로 눈과 귀가 즐거운 날이 될 것이다.

박미자기자/wins@segye.com■ 몸으로 느끼면 재미 백배! 풍성한 이벤트ⓒ전국 교수・학생 신문-전교학 신문&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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