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드라마 '쾌걸춘향'의 유쾌한 선행!

2005. 3. 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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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속도전에 익숙해 있다. 생활, 일, 문화가 빠르게, 더욱 더 빠르게 진행된다. 디지털과 통신의 발달은 그 속도전에 가속을 더하게 했다. 그 속도전의 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텔레비전이다. 특히 에피소드와 빠른 템포, 화려한 영상으로 치장한 트렌디 드라마의 도입으로 인해 시청자는 스피디한 영상과 내용 전개에 익숙해져 있고 심지어는 길들여져 있다. 이제 삶의 의미와 문제, 그리고 캐릭터의 내면의 상처와 심리, 성격에 주목해 드라마를 느린 템포로 진행하면 여지없이 채널은 돌아간다. 물론 드라마에 주목하거나 외면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 하나가 드라마의 전개속도이다. 최근 끝난 KBS ‘쾌걸 춘향’과 시작 때보다 시청률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SBS ‘봄날’ ,두 드라마는 속도의 문제에 관해 이전과 다른 시청자의 인식과 태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쾌걸춘향’은 만화를 보는 듯 비약과 빠른 템포의 전개로 기성세대는 정신없는, 하지만 대중문화의 주요 소구층인 10~20대에게는 재미있는 드라마로 평가 받았다. 만화적 구성은 비약이 특징이다. 한 그림과 한그림의 건너뛰는 간극이 크다. 그 간극을 젊은 시청자들은 쉽게 메운다. 왜냐하면 빠른 속도에 익숙하고 비약에 길들여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빠른 속도에 익숙지 않는 중장년층의 시청자들은 적응이 되지 않는다. 또한 ‘쾌걸 춘향’은 에피소드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드라마 초반에 캐릭터의 성격을 극명하게 전제한 뒤 단순하고 명쾌하게 드라마를 전개할 수 있었다. 이같은 빠른 템포로 전개되는 드라마의 특성중 하나는 삶의 의미나 심리적 묘사에 천착하기보다는 재미에, 그리고 어두움보다는 밝음에 초점을 맞춘다. ‘쾌걸춘향’은 이러한 특성을 잘 보여줬다. 반면 첫회 방송을 역대 1회방송 시청률 3위에 오른 26.9%(AC닐슨 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하며 대단한 관심을 모은 SBS 드라마 ‘봄날’은 30%대를 정점으로 해 하강국면을 그리더니 5일 방송에는 24%까지 떨어졌다. 점차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시청률의 하락 이유는 여러 가지이겠지만 ‘봄날’의 느린 속도도 한몫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캐릭터의 내면의 상처와 그 치유 과정을 집요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모든 캐릭터들이 심리적, 정신병적 징후를 보이고 있다. 권위적인 아버지(장용), 그리고 히스테릭한 어머니(이휘향) 그리고 큰아들 은호(지진희), 작은 아들(조인성)그리고 두아들의 사랑을 받는 정은(고현정)은 모두 내면의 상처를 안고 있는 캐릭터들이다. 이 캐릭터의 상처를 보여주고 치유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다보니 사건의 전개보다는 심리적 묘사에 치중하게 됨으로써 드라마의 전개 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미 빠른 템포에 길들여져 드라마에 시선을 두기가 힘들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봄날’에서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아일랜드’, ‘네멋대로 해라’처럼 젊은이들의 상처를 다루며 시청자에게 생각할 의미를 던져주기위해 느리게 전개된 드라마들에서 한결같이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이들 드라마에선 에피소드보다는 캐릭터의 심리에, 그리고 밝음보다는 어두움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봄날’이나 ‘네멋대로 해라’는 빠른 속도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참을 수 없는(?) 느림으로 받아들여질지 모르지만 드라마에 집중도나 충성도를 보이는 마니아 그룹들이 형성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속도의 드라마가 선보이는 것은 드라마의 지평을 확대하는 일이다. 모두 빠른 템포의 드라마만 방송되면 내면의 상처나 삶의 진정성을 다루는 속도 느린 드라마는 점차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다. 드라마는 시청률로 단정할 수 없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속도가 극명하게 다른 "봄날"과 "쾌걸 춘향" = SBS제공(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언제나 즐거운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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