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위 돌돌 말린 계단 펼치면 대각선

2005. 2. 2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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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부산 태종대에 가면 바다로 내려가는 계단 끝에 영도등대가 보인다. 원기둥모양의 등대 위쪽엔 등과 전망대가 있고, 아래쪽엔 배 모양의 건물 위에 설치된레이더가 쉴 새 없이 돌고 있다.(그림 1). 원기둥 벽면을 따라 난 계단을 오르다잠시 머물러 밑을 내려다보니 계단이 나선 모양이다.(그림 2) 바다와 배에 관한화보들을 친구 삼아 계단을 오르면 어느새 전망대에 이른다. 창 밖 왼쪽엔 파도가와서 머무는 자갈밭이 보이고, 오른쪽엔 왜구에게 끌려간 남편을 기다리다 돌이되었다는 망부석이 서 있다. 전망대를 한 바퀴 돌아 유리창 수를 세어 보니 모두24개다. 밖에서 볼 땐 원 모양처럼 보였는데 안에서 살펴보니 24각형모양이다.(그림 3) 왜 24각형일까? 1년 24절기 내내, 하루 24시간 내내 이 부근을지나는 배들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방향과 위치를 알려 준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같다. 이제 등대 계단에서 봤던 나선을 수학적으로 살펴보자. 관찰하고 추측하기 1. 원기둥을 따라 돌아 올라가는 나선은 곡선일까, 직선일까? 수학적인 관점에서살펴보자. 직사각형 모양의 오에이치(OHP)필름 위에 네임펜을 이용해 서로 다른종류의 색깔로 세 개의 직선을 그어 보자.(그림 4) 직사각형 ABCD에서 점 A와 D,B와 C, 선분 AB와 DC가 서로 겹쳐지도록 투명 테이프로 붙여 원기둥을만들자.(여기서 알파벳 A, B, C, D는 설명을 하기 위해 붙인 것이므로 실제로 만들땐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평면에서 수평선이던 것은 고리로 변하고, 대각선이던것은 나선이 된다. 수직선이던 것은 그대로다. OHP필름은 투명하기 때문에종이보다 각 직선의 변화를 더 잘 볼 수 있다.(그림 5) 원기둥 면 위에 생긴고리와 나선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뭘까? 공통점은 둘 다 원기둥면을 따라 한 바퀴돌아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차이점은 고리가 출발점과 종점이 일치하는 것과는달리 나선은 출발점과 종점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거꾸로 생각해보자. 원기둥 위에 그려진 선들은 평면에선 어떻게 될까? 붙였던 투명 테이프를떼어 보라. 원기둥이 펼쳐지면서 평면이 된다. 수학에선 이렇게 얻어진 평면을원기둥의 펼친 그림(전개도)이라고 부른다.

2. 나선이 원기둥면을 두 번, 세 번, 네 번 돌아 올라가는 나선을 만들려면 평면위에 대각선을 어떻게 그려야 할까? 처음 직사각형 모양의 높이를 이등분, 삼등분,사등분한 뒤 끊어진 대각선들을 그려(그림 6) 마주 보는 세로 모서리가 서로겹쳐지도록 투명 테이프로 붙여 보라. 평면에선 끊어졌던 대각선들이 원기둥면에선놀랍게도 이어진 나선으로 바뀐다. 수학적 실험은 창의적 발상을 기르는 첫걸음이다. 김흥규/서울 광신고 교사 heung13@unitel.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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