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가 방송사 광고수익 좌우

2004. 11. 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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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이 드라마 시청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는 드라마가 전체 TV 광고 수익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에서 책정한 최상위급 광고 시간대(SA급)에 편성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2003년의 경우 지상파 방송 3사의 전체 TV광고시장(2조791억원 규모)에서 오후 시간대 드라마의 광고 수익은 2650억원으로 전체의 13%에 달했다. 드라마는 이 같은 순수 광고 수익뿐만 아니라 전체 광고수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방송 광고료 책정 방식=방송매체를 통한 광고료는 방송광고공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광고공사는 시청자가 즐겨 시청하는 시간대별로 광고요금 등급(표)을 따로 정해놓고 있다. 이를 전문용어로 광고시급이라고 한다. 지상파 방송사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이 기준은 광고료가 가장 비싼 순서대로 SA・A・B・C급으로 나뉘며, 평일・토요일・일요일의 방송 광고시급이 각각 다르다. 현재 적용되는 방송 광고시급은 수년간 쌓여온 분기별 시청 시간대 분석을 토대로 정해놓은 것이다.

하지만 같은 SA급 시간대라 하더라도 방송사별로 기본 광고료는 다르다. 이미 정해진 시간대별 광고요금 등급과 별도로 기타 고려 사항들을 따져서 방송사별로 광고요금을 매년 달리 책정하기 때문이다.

광고료를 책정하면서 고려하는 사항 가운데 시청률과 관련된 요소로는 책정시점 이전 2년간과 최근 3개월 동안의 시청률 평균 등이 있고, 방송사 영업환경지수와 광고주의 채널・프로그램 선호도 등도 고려 사항이다.

◆방송 광고료와 드라마=일반적으로 SA급 시간대에는 주로 드라마가 방송된다. 현재 방송되는 드라마들 가운데 KBS의 ‘오필승 봉순영’ ‘두 번째 프러포즈’ ‘금쪽같은 내 새끼’ ‘불멸의 이순신’ ‘부모님 전상서’, MBC의 ‘왕꽃선녀님’ ‘12월의 열대야’ ‘한강수 타령’ ‘영웅시대’, SBS의 ‘장길산’ ‘남자가 사랑할 때’ ‘작은 아씨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가 모두 이 시간대에 방송되고 있다.

올해 SA급 시간대에 방송되는 주말드라마(60분, 1회분 기준)의 최대 광고 수익은 2억8600만원(MBC), 2억7900만원(KBS), 2억4200만원(SBS)이다. 반면 가장 낮은 등급의 시간대에 방송되는 프로그램(60분, 1회분 기준)의 최대 광고 수익은 2000만원 정도다.

방송사가 드라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또 있다. 드라마가 성공했을 경우 차기 드라마나 앞뒤 시간대에 편성된 프로그램이 후광 효과를 누리게 된다. 대부분의 광고주들이 드라마가 방송되는 시간대뿐 아니라 그 앞뒤 시간대에도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 드라마에는 이미 산정된 광고료에 최고 20% 광고료를 더 부과할 수 있다. 광고공사 영업전문가는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제작비 규모, 드라마 사전제작 분량, 예상되는 시청률 등을 고려해 부가 광고료 지급 여부를 판단한다. MBC의 ‘대장금’이 20%의 부가 광고료가 붙은 예다.

◆대박 드라마, 방송 광고료로 얼마나 벌었나=최근 1년 동안 평균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효자 드라마들의 순수 방송광고 수익을 살펴보면, 모두 56회가 방송된 MBC ‘대장금’이 165억원, 20회 방송의 SBS ‘파리의 연인’은 48억원, 60회가 방송된 KBS ‘애정의 조건’이 167억원에 이른다. 높은 시청률이 당장 드라마 광고료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순수 방송 광고 수익에서는 다른 드라마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드라마들은 정규 광고수익만으로 효자 드라마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2년 뒤 방송사별 기본 광고료 산정에 높은 시청률이 100% 반영돼 해당 시간대 광고료뿐만 아니라 앞뒤 시간대의 기본 광고료까지 올라간다. 드라마 ‘허준’(2000년)의 높은 시청률이 현재 MBC가 방송하는 프로그램들의 기본 광고료를 다른 방송사보다 높여놨다고 보면 된다.

정재영기자/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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