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나만의 한잔을 쏜다

2004. 10. 2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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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맛과 색, 향기, 만드는 즐거움 같은 묘미를 맛볼 수 있는 칵테일의세계는 자못 신비롭기만 합니다. 칵테일은 여러가지 재료와 독특한 아이디어로수만 가지의 술을 만들 수 있기에 예술의 조화, 양주의 교향악이라고도표현하지요.” 퇴근 뒤 집에서 앱솔루트 보드카에 크렌베리 주스나 오렌지 주스를 섞어 마시는게 저녁 일과가 됐다는 칵테일 마니아 이성호(분당 엠디치과 원장)씨의 칵테일예찬은 끝이 없다. “칵테일 만큼 철저히 개인 취향에 맞춰 즐길 수 있는 술은세상에 없지요.” 자신의 주량에 따라 기본 술의 농도를 정해 놓고 그 술에 잘맞거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료수를 첨가하면 자신만의 칵테일이 완성되기 때문.이씨의 주량은 모든 종류를 통틀어 딱 두 잔. 이런 이유로 약한 술만 찾던 그가칵테일에 매료된 계기는 이런저런 일로 참석하는 파티에서 여러 종류의 칵테일을접하게 되면서부터였다. 유명 브랜드 신제품 런칭 행사나 패션쇼와 함께 열리는파티에는 양주 회사들의 협찬으로 칵테일이 많이 제공된다.

각종 신제품 홍보를 주로 하는 홍보대행업체 직원으로 파티 참석이 잦았던조상미(27)씨는 “복잡하고 왁자지껄한 파티 문화에 싫증을 느낀 이들이 새로 찾은대안이 마음 맞는 지인들과 집에서 편안하게 칵테일을 즐기며 홈파티를 여는것이었다”고 말한다. 휴대폰 디자이너 홍정환(28)씨도 이씨와 함께 동호회 활동을하며 칵테일을 즐기게 된 경우다. 홍씨는 “칵테일 만큼 분위기에 따라 연출이다양한 술도 없다”며, “독하지 않기 때문에 가볍게, 그리고 오래도록 맛을음미하면서 기분좋게 취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술 약한 그대와 함께 ‘가볍게’ 한잔친구들과 집에서 ‘편안하게’한잔음악・영화 함께 ‘부위기있게’ 한잔 첨단기술의 발달로 집에서 충분히 분위기있게 홈파티를 즐길 수 있게 된 것도칵테일 유행에 일조를 했다. 패션 디자이너 이경아(29)씨는 “값비싼 홈 시어터가없더라도 DVD 플레이어와 텔레비전, 안락한 소파 하나면 극장을 대신할 수 있고거실 조명을 은은하게 조절해서 그럴싸한 홈파티 분위기를 집에서도 충분히 연출할수 있다”며, “여기에 간단한 음식 몇가지와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칵테일이있다면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유행에 민감한 ‘트렌드세터’들 사이에 칵테일 바람이 인 데는 케이블 텔레비전드라마의 영향도 컸다. 서울 강남의 한 바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김성진(27)씨는“미국 드라마 <섹스 앤 시티>와 <앨리 맥빌>에서 전문직 종사자들인 여자주인공들이 일이 끝난 뒤 바에서 칵테일을 즐기는 장면이 자주 나온 뒤부터칵테일을 주문하는 젊은 여성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이성호 원장은 “굳이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더라도, 또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즐길 수 있는 게 칵테일”이라며, “혼자 또는 친한 사람들과 편안하면서도 색다른기분을 느낄 수 있는 칵테일을 즐겨보라”고 권했다.

탱고 춤추며 ‘탱고’ 한잔그대는 나의 ‘핑크 레이디’연인・여성을 위한 칵테일 칵테일은 만드는 사람이 어떤 재료들을 섞는지에 따라 종류가 수만가지에 이른다.

이렇게 종류가 많다 보니 바에서 칵테일을 고를 때 이름에서부터 주눅이 들게마련이다. 술이 약한 여성들 가운데는 잘 모르고 독한 칵테일을 주문했다가 술에취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더러 있다.

지난 2002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월드 바텐더 챔피언십에서 1위를 차지한 전문바텐더 박성민(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 마케팅 과장)씨가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있을때, 그리고 여성이 마시기에 적합한 칵테일을 각각 추천했다.

◇사랑하는 연인들에게 추천하는 칵테일= 아프리카에서 시작돼아르헨티나에서 유행한 정열적인 춤 탱고의 이름을 딴 칵테일 ‘탱고’는 진을기본술로 한다. 미국 바텐더가 유럽의 사교클럽에서 근무하면서 탱고의 매력에끌려 고안해낸 것으로 남녀 커플들이 즐기는 고전적인 칵테일이다. 셰이커에얼음과 드라이진 30㎖, 트리플 섹 15㎖, 드라이 베르뭇 15㎖, 스위트 베르뭇 15㎖,오렌지주스 15㎖를 넣고 흔들어서 잔에 따르면 된다.

보드카를 기본술로 하는 ‘섹스 온 더 비치’는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칵테일>에서 소개돼 더욱 유명해졌다. ‘해변의 정사’라고 번역되는 이름이야하기는 하지만 낭만적이어서 데이트할 때 분위기 전환에는 최고이다. 더운여름철에 갈증 해소에 아주 좋다. 셰이커에 얼음과 보드카 30㎖, 크림 드 카시스20㎖, 피치 브랜디 20㎖, 파인애플주스 45㎖, 크렌베리주스 45㎖를 넣고 잘 흔들어잔에 따른다.

◇ 여성에게 추천하고 싶은 칵테일= 1912년 런던에서 <핑크 레이디>라는드라마가 방송돼 유명해진 술. 마지막 방송이 끝나고 열린 파티에서 주연을 맡은여배우 ‘헤이즐 돈’에게 바쳐진 칵테일로, 색깔이 아름다워 여성들에게서 큰사랑을 받아왔다. 먼저 계란 한 개를 흰자와 노른자로 분리한 뒤 흰자와 드라이진30㎖, 크림 15㎖, 그레나딘시럽 1테이블스푼, 라임주스 15㎖, 설탕시럽 10㎖를얼음과 함께 셰이커에 넣고 계란 흰자가 완전히 풀리도록 힘차게 흔들어 잔에따른다.

사탕수수를 원료로 한 럼과 여러가지 열대과일이 절묘하게 혼합된 ‘피나콜라다’는 코코넛향의 단맛이 난다. 술이 약한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순하고부드러운 칵테일. 푸에르토리코 말로 ‘파인애플의 언덕’을 뜻하며, 여름 음료로적합하다. 럼 30㎖에 파인애플주스 60㎖, 코코넛 크림 30㎖를 잔에 넣고 잘저어주면 완성된다. 기본술을 보드카로 바꾸면 ‘치 치(Chi Chi)’가 된다.

눈이 즐거운 칵테일 도구 “셰이커 흔들면 나는야 멋진 바텐더”집에서 칵테일을 직접 만들려면 잔을 비롯해 여러가지 기구가 필요하다.

수만 종에 이르는 칵테일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마시는 ‘롱드링크(longdrinks)’와, 단시간에 마시는 적은 양의 ‘쇼트드링크(short drinks)’ 두 가지로크게 나뉜다.

맨해튼이나 드라이 마티니 같은 쇼트드링크는 역삼각형 모양의 ‘칵테일글라스’를 사용해야 한다. 위스키나 칵테일을 얼음을 넣고 온더록 스타일로 마실때 사용하는 ‘평형 글라스’는 ‘록 글라스(Rock Glass)’라고도 부른다.

새콤달콤한 맛을 가미한 사워 타입의 칵테일엔 ‘사워 글라스’가, 맥주나무알코올 칵테일, 얼음을 많이 넣는 칵테일 등에는 ‘고블렛(Gobler)’이필요하다. 역시 무알코올 칵테일이나 롱드링크에 사용하는 ‘텀블러(Tumbler)’는일반적으로 컵이라 부르는 것이다. 용량은 6온스(180㎖)와 8온스(240㎖)가 있는데,칵테일에는 보통 8온스를 사용한다.

이밖에 ‘콜린스 글라스(Colins Glass)’는 탄산이 든 칵테일 등에 사용하며,펀치를 따라 나누어 마실 때 사용하는 ‘펀치 컵’은 대부분 손잡이가 달려 있다.

잔 이외의 기구들 가운데 계량컵(Jigger)은 음료의 분량을 측정하기 위한 금속제기구로 윗부분은 30㎖, 아랫부분은 45㎖가 일반적이다. 가정에서는 쉽게 소주잔을써도 된다. 재료를 섞거나 아주 적은 양을 잴 때 사용하는 바 스푼(Bar Spoon)은한쪽 끝은 작은 스푼, 다른 한쪽은 포크, 손잡이는 나선형으로 꼬여 있다. 주류를따를 때 흘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병에 끼워 사용하는 기구인 푸어러(Pourer)도갖추면 편리하다.

믹싱 글라스(Mixing Glass)는 재료를 가볍게 혼합하거나 차갑게 만들 때필요하다. 또 셰이커(Shaker)는 양주에 과즙, 설탕, 시럽, 얼음 등의 재료를 잘섞이게 하는 구실을 한다. 이밖에 레몬이나 오렌지의 즙을 짤 때 사용하는스퀴저(Squeezer)와, 마시는 사람이 잔의 음료를 간단히 저을 때 사용하는머들러(Muddler), 얼음통, 얼음집게 등도 필요하다.

비중이 다른 여러 종류의 술을 층층이 쌓는 플로팅법의 칵테일을 만들려면 잔에묻은 물기를 빨아들여주는 코스터(Coaster)도 갖추도록 한다. 종이류가 좋으며유리나 금속 제품은 적당치 않다.

이런 칵테일 도구들은 남대문 그릇도매상가나 주류백화점 등에 가면 쉽게 살 수있으며, 칵테일 전문 사이트인 칵테일나라( www.cocktailnara.com )에도 구입처에대한 정보가 많다.

칵테일 테크닉 맛보기칵테일은 만드는 방법도 다양하다.

어떤 기구도 사용하지 않고 칵테일을 글라스에서 직접 만드는 방법을‘빌드(Build)라고 하는데, 진토닉이나 버번콕 등을 만들 때 이 방법을 사용한다.

토닉워터 같은 탄산수를 부재료로 사용할 때는 젓는 횟수를 줄여 탄산가스가 많이날아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리큐르나 크림, 계란, 설탕, 주스 등 혼합하기 어려운 재료가 첨가되는 칵테일을만들 때는 ‘셰이크(Shake)’법을 이용한다. 셰이커라는 기구에 재료를 넣은 뒤골고루 섞이게 여러 차례 흔들어주어야 한다.

또 ‘스터(Stir)’법은 믹싱 글라스에 얼음과 재료를 넣고 바스푼으로 저어서만드는 방법으로 마티니, 맨하탄 등이 이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흔들지 않고저어서 약간 차갑게만 해 술 고유의 맛을 유지하는 기법으로 많이 사용된다.

진토닉은 잔에서 직접・조금만 저을 것거품 필요한 펀치류는 믹서로‘블렌딩’다음으로 ‘블렌딩(Blending)’은 블렌드, 즉 믹서를 사용해 칵테일을 만드는방법이다. 얼음을 갈아넣는 종류의 칵테일이나 우유, 계란 등 섞기 힘든 재료를사용해야 할 때와, 거품이 많이 필요한 펀치류의 칵테일을 만들 때 블렌딩법을사용한다.

이밖에 ‘플로팅(Floating)’은 칵테일의 재료로 쓰이는 술의 비중이 다른 점을이용해 층을 쌓는 방법으로 푸즈카페나 레인보우, 엔젤스팁 등을 만들 때 이방법을 사용한다. 플로트할 때는 글라스 안쪽에 바스푼 뒷부분을 대고 위에 술을비중이 무거운 순서대로 계량컵을 이용해 천천히 따른다. 너무 빨리 따르면내려오는 속도로 인해 이전 술들과 섞일 수가 있으므로 천천히 붓되, 항상 다음술을 따를 때는 계량컵의 물기나 바스푼 물기를 없애주고 따르는 것이 좋다.

‘조니워커스쿨’에 가면칵테일 무료로 배워요 칵테일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는 사람들은 ‘조니워커스쿨’을 이용해봄직하다.

이곳은 위스키 판매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가 무료로 운영하는 칵테일전문교육센터, 바텐더교육기관으로 지난 1989년 설립됐다.

조니워커스쿨은 수강료는 물론 교재비, 실습비 모두 무료로 운영되며, 전문바텐더과정(80명)과 취미 과정(80명)이 있다. 전문바텐더 과정은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선발하며, 6주간 매주 월~금 하루 2시간씩 총 60시간의 교육을 받는다. 취미반은3일간 2시간씩 칵테일에 대한 이론과 간단한 실습으로 구성되어 있고, 선착순으로수강 신청을 받는다. 전문바텐더 과정 120기 접수는 11월1~3일. (02)501-5441,홈페이지 www.whisky.co.kr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촬영협조:앱솔루트, 칵테일 바 이공(異空)ⓒ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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