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부패방지위원장에 정성진씨

2004. 9. 1. 06:4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부산가톨릭 농아인복지회 솔로몬 공부방지난달 20일, 부산 광안동 산동네 맨 끝자락의 허름한 2층집. 청각장애 청소년들의 보금자리여서 평소 ‘말이 뜸한’ 곳이지만, 이날은아침부터 건장한 ‘외지인’ 10여명이 몰려와 집안 곳곳이 시끌벅적하다.

퀴퀴한 지하 공부방 장판을 갈아 붙이고, 여기저기 떨어진 계단 살을 덧대고,앞마당에 널린 잡목들을 치우고 …. 한나절 만에 집 안팎이 말끔해지더니 오후에는인터넷이 쌩쌩 돌아가는 최신 기종의 컴퓨터 3대, 그리고 대형 스크린과프로젝터가 들어왔다.

작업이 끝나자마자 달려온 아이들은 확 달라진 공부방을 보곤 연신 알아듣기 힘든입놀림과 손놀림으로 뭐라 한다. 공부방 선생님의 말로는 “대단해요”란뜻이란다. 올해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루 13시간씩 공부한다는 노찬(18・가명)이는“컴퓨터와 큰 텔레비전이 생겼으니 수능 강의를 내려받아 볼 수 있겠다”고반겼다. 온라인게임 ‘도사’인 희수(18・〃)는 묘한 표정으로 손을 크게내젓는다. 선생님이 “컴퓨터 생겼다고 오락만 하면 안 된다”며 다짐을 요구하자,“왜 나한테만 그러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이란다.

KTF・아름다운재단 ‘청소년지원 프로그램’매달 한곳씩 골라 최신 IT환경깔아줘 부산가톨릭 농아인복지회(지도신부 정상천)가 운영하는 이 공부방에는 평소14명의 청각장애 청소년들이 10여명의 대학생 자원봉사 교사들과 함께 생활한다.

부산에서 청각장애 청소년을 위한 생활시설은 단 두 곳뿐인데, 그나마 방과후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은 이곳 솔로몬 공부방뿐이다. 공부방의 실무담당 교사송보경(25)씨는 “청각장애 청소년들한테는 누구보다 시각 교육이 절실한데 그동안컴퓨터가 1대뿐이고 그나마 기종이 낡은 것이어서 동영상 교육은 엄두도못냈다”며 “특히 공부를 하려는 아이들한테 컴퓨터와 프로젝터를 이용해 다양한지도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수화로) 말했다. 송씨 자신도 청각장애를 딛고대학을 졸업한 뒤 이곳에서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번엔 부산서 유일한 농아청소년 공부방이들썩들썩 신났다솔로몬공부방의 ‘환골탈태’는 아름다운재단과 케이티에프가 함께하는 저소득층청소년 지원 프로그램 덕분이다. 이 프로그램은 저소득 청소년 대상 공부방이나대안학교 등을 매달 1곳씩 선정해, 낡은 컴퓨터를 바꾸고 인터넷 및 컴퓨터 교육환경을 꾸며준다. 지난해 8월 서울의 대안학교 별을 시작으로 이번 솔로몬공부방이13번째 수혜자로 꼭 1돌을 맞았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물품 제공에 그치지않고, ‘노력 봉사’와 ‘사후 지원’이 뒤따른다는 게 특징이다. 이날솔로몬공부방에서 하루종일 땀을 흘린 ‘외지인’들도 자원봉사를 자청한케이티에프 부산본부 임직원들이다. 봉사활동에 참가한 부산마케팅본부 김영근상무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은 정보화의 인프라 뿐아니라 관련 교육의 접근성도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컴퓨터 등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잘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교육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무는 “앞으로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공부방을 찾아 컴퓨터 활용 교육을 할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작업이 모두 끝난 늦은 오후, 솔로몬 공부방 아이들과 자원봉사자들은 푸짐한삼겹살 잔치를 벌였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아이들이 감사의 뜻으로 ‘웅얼거리는’ 노래를 ‘외지인’들은 열심히 입 대신손으로 따라 불렀다.

부산/글・사진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나눔으로 아름다운 세상" 캠페인을 함께하실 분들은 아름다운 재단홈페이지(www.beautifulfund.org)에 들러 주십시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 그들을돕는 풀뿌리 단체들은 나눔을 통해 따뜻한 희망을 갖게 될 것입니다.

(02)766-1004로 전화하셔도 됩니다.

협찬 : POSCO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