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 음악공연프로 시선집중

2004. 4. 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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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댄스 일색 화면에 ‘반기’재즈・록 생생한 무대 교육방송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대학 수학능력 시험’ 강좌 채널이 하도관심사가 되다 보니까 수능방송을 우선 떠올릴 법하다. 하지만 지상파는 물론케이블・위성방송마저도 10대 위주의 댄스음악이 판치는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끼는시청자라면 요즈음 교육방송의 편성 내용에 박수를 칠지도 모른다. 거기에는 기존방송사에서는 보기 힘든 수준높은 재즈와 록의 공연이 매주 세차례 펼쳐진다.

방송시간도 토・일 밤 10시, 월 밤 11시 등 황금시간대다.

4월 초부터 방송돼온 〈스페이스 공감〉(토・일 밤 10시)은 그동안 신영옥과슈퍼밴드, 윤희정과 비엠케이, 티스퀘어의 히로타카 이즈미, 카시오페아의사쿠라이 데즈오, 이루마, 시제이 킴과 뉴욕프렌즈, 대니 정 콘서트, 윤희정의재즈데이트 등 일반인에겐 낯설지만 음악팬들에겐 친숙한 국내외 실력파뮤지션들의 공연을 보여줘 ‘대중문화의 고급화, 고급문화의 대중화’라는 구호가무색하지 않다.

사실 텔레비전의 재즈공연은 문화방송 〈수요예술무대〉에도 자주 등장하는 터라썩 색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스페이스 공감〉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교육방송사1층에 마련된 소규모 라이브전용극장 공연을 녹화방영하는 것이어서 시청자도소극장 안에 있는 듯한 현장감을 즐길 수 있는 점에서 〈수요예술무대〉와 차이가있다.

“무엇보다 연주자들이 상당히 좋아합니다. 무대에 올랐다기보다는 관객 속에있다는 느낌이라고들 하죠.” 이 프로그램의 오정호 프로듀서의 말이다.

‘스페이스 공감’라이브 극장 공연연주자 땀방울 관객과 함께나눠힙ㅂ합・국악 등 영역넓혀 안방방문‘해외공연 특선’록스타인기몰이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해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드럼, 아쟁, 대금 등이 한데어울려 국악과 재즈의 접목을 시도한 공연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재즈피아니스트신관웅씨는 “재즈는 연주자와 관객이 얼마만큼 같이 호흡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연주자의 심장박동소리, 땀방울을 관객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스페이스 공감〉무대는 그 어떤 무대보다 좋았다”라고 평가했다.

8m×4m 무대에다 관객과의 거리가 1~1.5m에 불과한 160석짜리 좁은 공간이 재즈와만나면서 안성맞춤의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연주자들의 ‘기분좋은 공연’을시청자들이 공유할 수 있는 데는 “방송보다는 공연을 우선해야 한다”는 고석만사장의 배려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 관계자는 “고 사장이 공연과관련해 방송하는 티를 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특명을 내렸다”며 “이에 따라방송장비의 전선은 플로어 밑으로 깔았고 카메라 때문에 공연이 엔지가 나는 일이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공동 연출자인 김한중 피디는 재즈를 집중편성・방영하는 데 대해 “재즈는 광고 등을 통해 소수만이 즐기는 것으로 인식돼있지만 실제로는 공연장만 있다면 얼마든지 대중적일 수 있는 장르인 점을 우선고려했다”며 “또한 재즈음악이 다른 장르와 자유롭게 넘나드는 십자로 노릇을 할수 있는 장점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추첨으로 나눠주는 공연장 표는 6~7 대 1이넘을 정도로 재즈인구의 저변이 확대되는 것도 〈스페이스 공감〉 공연을 풍성하게만드는 요인이다.

5월에는 힙합, 국악,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의 어울림을 보여주는 한충완의퓨전프로젝트(2일), 떠오르는 퓨전재즈 그룹 웨이브(9일), 펑키한 록에 기반을 둔한상원의 퓨전프로젝트(15일), 로맨틱한 재즈 피아노를 들려주는 정원영밴드(15일) 등이 안방을 찾아간다. 여자 보컬리스트 나윤선과 말로, 국내 최고의색소폰 연주자 이정식, 일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등도 무대에 오를예정이다.

그러나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국내 재즈연주자의 수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앞으로는 록 등 다른 장르에도 문호를 개방하고 실험적인 음악을 하는 신인들의등용문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제작진은 밝혔다.

방송 공연문화의 참맛은 월요일 밤 11시에 나가는 〈해외공연 특선〉에서도찾아볼 수 있다. 토요일 밤 0시10분에 나가던 〈뮤직 갤러리〉를 개편해 3월부터방영해온 이 프로그램에는 3월8일 블루스 기타의 거장 존 먀이올과 에릭 클랩튼의조인트 콘서트 실황을 비롯해 ‘폴 매카트니-붉은 광장 콘서트’ ‘엘튼 존-로열오페라하우스 콘서트’ ‘예스-심포닉 라이브’ ‘토토 결성 25주년 공연’‘데이비드 보위 97년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공연’ 등 전설적인 록스타의 최근공연 실황을 방영해 록팬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이 프로그램 게시판에 록그룹‘카멜’의 공연을 보고 싶다는 글이 올라오자 담당 피디는 “카멜이라면 저도좋아하는 뮤지션입니다. 해외 프로그램 목록에 눈에 띄지 않네요. 그래도 앞으로눈여겨보겠습니다”라는 답신을 보낼 정도로 시청자-담당 피디의 높은 소통 수준을보여주고 있다. 그게 가능한 게 무엇일까 담당 오정호 피디의 말에서 확인할 수있었다. 그는 프로그램 시청률이 어떠냐고 묻자 “보긴 봤는데 정확하게 잘모르겠다”고 답했다. 자기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등한히 한 채 프로그램을 만들 수있는 자유와 여유가 교육방송을 주목할 만한 음악방송으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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