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돋보기)기업은행 "싸늘한 코스닥 졸업식"

2003. 12. 23.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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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aily 김경인기자] 오는 24일 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최근 한 달간 내리막길을 걸었던 기업은행(024110)이 결국 하락세로 코스닥시장의 마지막 날 거래를 끝맺음했다.

거래소 상장에 따른 수급여건 개선 등 긍정적인 평가가 만발했었지만, 호재에 대한 기대감은 일찌감치 주가에 반영됐다. 막상 이전상장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는 연일 하락곡선을 그렸다.

23일 기업은행 주가는 전일 대비 30원(0.43%) 하락한 699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거래량은 129만7389주로 전일 보다는 적었지만, 비교적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

이날 기업은행 주가는 약보합 수준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최근 지속된 하락세를 이어간 것. 장중 두 세번 반등하기도 했으나, 금세 상승폭을 반납하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난 8월말경 거래소 이전 관련 보도들이 이어지면서, 횡보하던 기업은행의 주가는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기업은행의 거래소 이전에서 증권사들은 한 목소리를 모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잇따라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매수 의견을 내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거래소 상장으로 인해 기업은행의 주가 상승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수급여건이 해소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팽배했다. 유통물량 부족으로 펀더멘털이나 밸류에이션 대비 저평가 된 상태였다는 점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증권사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동력삼아 기업은행의 주가는 탄력있는 상승을 시작했다. 지난 8월20일 종가기준으로 5180원이었던 주가가 11월14일 장중 848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를 기점으로 2달간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팽배한 기대감은 사그러들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이 산정한 적정가까지 `오를만큼` 오르고나자 11월 중반을 기점으로 하락 반전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기업이 거래소 이전 상장할 경우 이와 같은 경우가 종종 있다며, 잠재적 불안요인은 해소된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1%대에 불과하던 외국인 지분율도 상장준비 과정에서 17%대로 올라섰다. 한투증권이 보유중이던 주식 4853만주를 원주로 한 DR이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것.한화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시초가가 어떻게 산정되느냐에 따라 단기 차익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고, 거래소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선 반영된 측면이 강해 주가가 단기적 조정을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거래소 상장으로 기관이나 외국인 등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고, 신주발행 등으로 잠재적 불안요인이었던 수급측면 개선 효과 등은 유효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이어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타 은행과의 밸류에이션 갭을 해소하는 과정을 밟을 것"으로 내다 봤다.

LG증권 조병문 팀장은 "펀더멘털 대비 어느 정도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상장 후 실적 예정 등을 거쳐 평가를 받으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매수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LG카드 등 카드관련 리스크가 남아있어 은행주가 탄력있게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라며 "신용카드 부분의 부실 등이 상당 부분 해소될때까지 횡보국면을 걸을 필요는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은행이 최근 카드부문은 확장하면서 자본금에 비해 순이익 규모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카드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이다.

한편 기업은행은 코스닥시장 탄생의 견인차중 하나였다. 지난 1994년 12월7일부터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다가 1996년 7월1일 개장과 함께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6년 7개월만에 코스닥시장을 떠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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