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시립병원 설립 공방

2003. 12. 22.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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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종합병원 2개가 한꺼번에 문을 닫는 바람에 의료공백 지적이 일고 있는경기 성남시 수정구와 중원구 지역에서 시립병원을 설립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42만명이 살고 있는 분당새도시에는 제생병원(635병상)과 차병원(621〃)을 비롯해최근 서울대병원(936〃)까지 문을 열어 의료시설 과잉공급 지적도 있지만,상대적으로 주거환경까지 열악한 수정・중원구 지역에는 54만명의 인구가 살고있어도 300병상도 채 안되는 종합병원 한곳만 남았기 때문이다.

이에 시민단체는 시립병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성남시는 경쟁력부족 등을 들어 이보다는 대학병원 유치쪽으로 방향을 틀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의료공백 우려와 원인=수정・중원구 지역의 핵심 의료기관 역할을 했던 수정구태평4동 인하병원(450병상)은 소유권 분쟁에 휘말린 끝에 지난 7월 폐업했다. 또근처 태평4동 성남병원(250병상)도 9월 휴업신고를 내고 병원운영을 중단해, 이지역에는 292병상 규모의 성남중앙병원만 남은 상태다.

따라서 이 지역 주민들은 2~3차례씩 버스나 전철을 갈아타고 분당새도시 지역의종합병원을 찾아다녀야 하는 것은 물론 응급의료서비스 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있다.

시립병원 건립 주장=성남지역 시민단체들은 최근 ‘성남시립병원 설립을 위한범시민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들은 시립병원 설립을 요구하는 수동적자세에서 벗어나 주민발의에 의한 조례제정으로 병원을 건립하겠다며, 지난8일부터 조례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여 보름여만에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의서명을 받아냈다.

‘주민 1만1천명(자치단체 인구에 따라 다름)이상의 연대서명으로 조례 제정 또는개폐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지방자치법 규정을 근거로 한 이 운동이 성공할경우, 성남시장은 조례안을 시의회에 상정해야만 한다. 추진위원회쪽은“시립병원이 설립되면 저렴한 진료비(민간병원의 80% 수준)와 보호자들의간병부담 경감, 보건소와의 연계 등을 통해 의료 소외계층에 대한 진료기회가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남시 방침=시는 성남・인하병원 휴・폐업과 관련해, “현재는 ‘의료불편’일뿐 의료공백 상태는 아니다”면서 시립병원 설립에 부정적이다.

시는 “시립병원은 기존 일반병원과 비교해 시설 및 경영면에서 경쟁력이 없어만성적자에 허덕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보다는 시립 노인복지보건센터 또는노인전문요양시설 건립이 효율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시는 지난 9월 전국 37개 의과대학에 공문을 보내 “부속병원을 건립하면수정구 신흥동 시유지를 10년 장기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행정적 지원을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포천중문의대로부터 건립의사를 전달 받았다, 그러나시의회는 지난달 28일 이런 내용이 담긴 시의 공유재산 관리조례 개정안을‘특혜시비’ 등을 내세워 유보했다.

하지만 시는 여전히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도 운영의 실효성에 의문이 많은시립병원보다는 대학병원 유치가 훨씬 합리적”이라고 밝히고 있어, 전국 최초로주민발의에 조례에 의한 시립병원 설립 논란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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