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아,은희경 나란히 신작 발표

1999. 12. 4. 10:4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 90년대 작가를 상징하는 배수아씨와 은희경씨가 나란히 신작을 발표, 한 시대를 마감한다.

갑갑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그려온 배수아의 네번째 창작집 「그 사람의 첫사랑」(생각의 나무)은 기존의 작품처럼 사회규범에 적응하지 못한 인물들, 피학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10편의 중단편을 묶은 이번 소설집은 현실보다는 이미지에 집착하는 작가의 모습이 여전히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현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여전하다.

작가는 누추한 일상 속에서 초라한 삶을 꾸려 나가거나 그 지겨움에서 탈주하고 싶어하는 인물들을 통해 남모르게 끝없는 상처를 받아가며 일순간에 붕괴될 수도 있는 삶의 모습을 그려 나간다.

그는 `서서히 무너지는 잇몸에서 어느 순간 마침내 모든 이빨이 한꺼번에 빠지는 것처럼 우리들 인생은 어느 한 때에 근본적으로 붕괴된다'(「은둔하는 北의 사람」)고 주장한다.

영원한 삶을 꿈꾸고 있는 우리들에게 `우리들 인생은 어느 순간에 한꺼번에 붕괴되며 그 순간이 조금 이르게 찾아오거나 늦게 찾아 올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5년 장편소설 「새의 선물」로 제1회 문학동네상을 받으며 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떠오른 은희경의 새 장편 「그것은 꿈이었을까」(현대문학)는 아련한 사랑의 이야기를 담아 놓았다.

주인공은 교통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어 그들의 보험료로 살고 있는 `준'. 그는 처절한 과거를 가진 만큼 세상에 대해 냉소적인 인물이며 자기 표현을 거의 하지 않고 자주 악몽에 시달린다.

준은 절친한 친구인 `진'과 함께 의사의 길을 걷는다. 의사고시를 앞두고 진과 함께 지방 고시원에 들어간 준은 불면증에 시달리다가 여러 번 같은 꿈을 꾸게 된다.

이러던 중 꿈결인 듯 한 소녀를 만나게 되고 고시원을 나올 때 소녀를 데리고 나오지만 그녀는 자취를 감추어버린다.

의사고시에 합격하고 선배의 병원에서 수련의로 일하던 준은 안과 질환을 치료하러 온 소녀를 다시 만나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지만 그녀는 또다시 홀연히 사라진다.

소녀를 찾을 수 없어 프라하로 떠났다가 서울로 돌아온 준에게는 `진이 약혼식을 이틀 앞두고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비보가 기다리고 있다.

소설은 준이 진의 약혼녀와 결혼, 유복한 가정을 이루지만 준이 꿈속의 소녀를 쫓다가 자동차 사고를 당하게 된다는 것을 암시하며 끝을 맺는다.

youngbok@yonhapnews.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