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가 사우회비 횡령,내부불신 팽배-도시철도공사

1999. 10. 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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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 도시철도공사(사장 홍종민.洪鍾敏)가 최근 자체감사에서 드러난 한 간부 직원의 사우회비 횡령 사건으로 조직 전체가 흔들리고 있 다.

사우회비는 이 회사 직원 2천5백여명이 매달 월급에서 한푼 두푼 떼어내 서로의 경조사비에 보태기 위해 모은 일종의 `쌈짓돈'으로 이번 사건으로 직원들 간에 불신감이 팽배해지고 있으며, 회사측은 이를 계기로 대대적인 내부사정을 계획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3일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이 회사 노무팀장인 이모(43) 과장은 지난 3월부터 직원들의 사우회비를 맡아 관리해오면서 수십차례에 걸쳐 모두 5천100만원을 빼내 자신의 빚을 갚는데 사용해오다가 최근 감사에서 적발됐다.

이 과장은 또 산악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회비 300만원을 가로채 개인용도로 사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 과장은 감사에서 적발돼자 추석직후 긴급히 돈을 마련, 사우회비를 채워놓았으나, 회사측은 이 과장을 직위해제한데 이어 조사가 모두 끝나는대로 이 과장을 형사고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사우회비는 회사와 노조가 통장과 도장을 나눠서 관리하기로 돼 있으나 이런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는 회사는 물론이고 직원 서로간에도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감이 싹트고 있다.

더욱이 이 과장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다른 1백여명의 직원들도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월급이 차압당한 상태에 있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회사측은 이들 직원을 징계키로 하는 등 이번 사건이 대대적인 내부사정으로 이어질 태세다.

특히 도시철도공사는 신임 홍사장이 취임한지 채 두달도 안됐으며 노조집행부도 새로 구성된 시점과 맞물려 있어 이번 사건이 도시철도공사의 곪은 살을 배어 내는 전기가 될 전망이다.

도시철도공사 감사실 관계자는 "이 과장의 경우 뿐만아니라 다른 여러 직원들도 서로 보증을 섰다가 파산지경에 있는 등 돈문제가 매우 복잡하고 이로 인해 서로간의 불신감도 팽배한 상태"라며 "월급 차압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는 사원들은 직위를 박탈하는 등 엄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pc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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