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식물학자가 쓴「신갈나무 투쟁기」

1999. 9. 1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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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형두기자 = 서울대 산림자원학과와 동 대학원을 나온 차윤정.전승훈 부부가 전공을 살려 「신갈나무 투쟁기」(지성사)를 함께 펴냈다.

책의 부제는 `새로운 숲의 주인공을 통해 본 식물 이야기'. 이들은 신갈나무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죽음에 대해 2백여장의 다양한 사진을 곁들여 재미있고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산을 장악해온 식물은 소나무였다. 선조들의 지나친 소나무 보호정책에 따라 소나무 이외의 나무는 `잡목'이라는 이름으로 무참히 잘려나갔다. 즉 소나무 천국이나 다름없었던 것.

그러나 산의 주인공은 신갈나무라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이들은 특유의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며 실지 회복을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예컨대, 서울 남산의 경우 소나무 숲이 쇠퇴하는 반면 신갈나무 숲은 날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자가 책 제목에 구태여 `투쟁기'라는 용어를 붙인 이유는 이런 점에서 이해가 간다. 작은 종자 하나가 땅에 떨어져 땅을 헤집고 싹을 틔운 뒤 잎을 만들고, 줄기와 뿌리를 키우고, 꽃과 열매를 만드는 등 성장 과정 하나하나가 투쟁 아닌 게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철저히 나무 중심으로 쓰여졌다. 문화와 인간을 본위로 한 기존서와 달리 식물을 주인공으로 한 가운데 한편의 소설처럼 그 엄혹한 삶을 기술해나가고 있다.

저자들은 "신갈나무는 우리 산림의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참나무류의 대표격"이라면서 "나무가 그저 정신적 위안처가 아니라 살떨리는 삶의 현장임을 이해케 함으로써 포괄적 공감을 안겨주고자 했다"고 말한다.

차씨는 현재 (주)서안 부설 환경설계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전씨는 경원대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사진 있음>

ido@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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