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잦은 폭우 곤충 생태계 이상

1999. 8. 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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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김승범기자 = 제주지역의 잦은 폭우와 저온현상으로 여름철 불청객 `모기' 개체수가 크게 줄어드는 등 곤충 생태계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

제주지방에는 지난 6월17일 장마가 시작된후 이달 5일까지 50일동안 맑게 갠 날씨는 11일에 불과하는 등 햇볕이 심하게 차단되면서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3-4도 낮은 섭씨 26-27도 분포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기간 하루에 100㎜이상 폭우가 쏟아진 것도 모두 5차례에 이르고 태풍 `닐'과 `올가'가 잇따라 영향을 줘 예년의 3-4배가 넘는 1천277㎜의 기록적인 강우량을 보였다.

이같은 폭우와 저온등 기상이변에 따라 모기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방충제와 모기장 수요가 크게 주는가하면 매미는 예년보다 보름이상 늦게 출현하는 등 생태계에도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모기의 개체수 감소에 대한 공식적인 데이타는 없지만 여름철마다 모기에 시달렸던 하천주변 주민, 방충제 및 모기장 판매소의 전언은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제주시 독사천 인접지에 거주하는 이성철(32)씨는 "예년에는 모기장을 치지 않으면 잠자지 못할 정도로 모기가 극성이었는데 올 여름은 스프레이식 방충제만 1회살포하고 모기장없이 잠을 잘 정도로 모기가 없다"고 말했다.

또 30여년간 침구류를 취급하고 있는 마산침구(일도1동)는 "올해 모기장 판매량이 1백여개로 예년의 3분의 1로 줄었다"고 밝혔고, 동문로 김약국은 "모기약과 모기향 등 방충제 판매량이 작년보다 20%까지 감소했다"고 전했다.

제주도자연사박물관 정세호(鄭世瑚) 동물과장은 "곤충은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올여름 잦은 폭우로 한천과 산지천 등 시내 하천에 빗물이 고이지 않고 자주 넘치는데다 웅덩이 수온도 낮아 모기 번식환경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도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말매미의 출현을 최근 10년간 관찰 한 결과 예년에는 6월 27일을 전후해 나타났지만 올해는 이보다 16일 늦은 7월13일에야 등장했다"며 "잦은 비에 따른 저온현상이 곤충 생태계를 변화시켰다"고 밝혔다.

ksb@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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