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완아,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어라

1999. 7. 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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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연합뉴스) 류성무기자 = "태우야 너 많이 울면 태완이가 힘들어져. 엄마는 안울잖아."

저 세상으로 떠난 여섯살 어린 아들을 보내는 어머니의 마른 눈물 앞에 장례식에 참석한 30여명 가족.친지의 마음은 한껏 무거웠다.

10일 오전 8시 `황산테러'로 투병 끝에 숨진 김태완(대구시 동구 효목1동)군의 장례식이 치러진 대구시 중구 삼덕동 경북대학교병원 영안실.

아침부터 희뿌연 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운 흐린 날씨 탓에 장례식장의 분위기는 더욱 비통하고 무겁게 가라앉았다.

"이승의 한맺힌 마음 훌훌 털어 버리고. 부모곁을 떠나는 슬픔도 억울한 마음도 접어두고. 극락왕생하라."

태완군이 투병하는 동안 보살펴온 법우 스님(대구시 달성군 신불정사)의 추도의식이 진행되자 무겁던 장례식장의 분위기는 커다란 슬픔으로 변했다.

"며칠 후면 태완이 생일(17일)인데 선물을 주려고 했는데 네가 없으니 아무 소용이 없어졌다. 하늘나라에 가서는 아무 걱정없이 편히 쉬어라."

이어 사촌누나 김아진(11)양이 태완군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 내려가자 장례식장 곳곳에서는 흐느낌과 통곡이 터져 나왔다.

"엄마 안울잖아"를 반복하며 형 태우(10)군을 달래던 어머니 박정숙(35)씨도 끝내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울음을 떠뜨리고 말았다.

아버지 김동규(35)씨도 그동안 눌러 왔던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쏟아지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연신 천장만 쳐다봤다.

먼길을 떠나는 아들과 동생에게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세 가족이 태완군의 초상 앞에 엎드려 10여분간 간간이 흐느낌만 흘릴 뿐 움직이지 않자 참석자들은 그들만의 이별의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울음소리마저 죽여야 했다.

사촌누나 아진양의 마지막 바람 한 마디. "대통령 할아버지께 부탁이 있어요. 태완이를 이렇게 만든 `나쁜 아저씨'를 꼭 잡게 해주세요."

tjda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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