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評> 다소 가벼운 '용의 눈물' 속편 '王과 妃'

1998. 6. 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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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 권력을 둘러싼 여러 세력간의 싸움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테마다.

6일 첫방송되는 KBS-1TV 대하드라마 <王과 妃>도 조선시대 문종 말기부터 시작되는 권력쟁탈전을 그리고 있다.

시사회에서 소개된 1회의 내용 역시 문종의 죽음이 임박한 시기, 권력의 향방을 둘러싼 주변세력들의 치열한 다툼을 그리고 있다.

소재가 워낙 관심을 끌만하기 때문인지 이 작품도 시청자들을 꽤 끌어들일만큼 흡인력이 있어 보였다.

고명(왕의 유언)을 자신들이 받기 위해 내관들이 문종의 말을 조작하는 장면이나 실세 우의정 김종서가 영의정을 허수아비로 여기면서 말에 타도록 강권하는 장면, 문종 사후 벌어질 수양대군과 김종서간의 세력다툼을 예고하는 여러가지 정황들은 이 시기의 긴박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여러가지 면에서 전작 <용의 눈물>의 후속편처럼 느껴지게 만든 것도 최소한의 시청자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중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시작되는 <용의 눈물> 시그널 음악을 그대로 사용했고 시대가 시대니만큼 세종과 양녕, 안평대군 등의 인물도 탤런트만 바뀌었을 뿐 그대로 등장, 속편의 분위기를 살렸다.

사극같지 않은 현대적인 대사도 <용의 눈물>의 맥을 잇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전작이 주는 무게를 그대로 이어받기에는 힘이 좀 달린다는 느낌이다.

단종이 장가를 가라는 문종의 명을 받고 수양대군과 궁궐에서 상의하는 장면은 마치 옛날 영화 <꼬마신랑>을 보는 듯 했으며 내관들의 세력다툼 장면도 간간이 실소를 자아낸다.

이 때문에 <용의 눈물>에 비해 野史的인 분위기를 더 풍긴다. 세조 임동진, 양녕대군 신구, 윤씨부인 한혜숙, 수빈한씨 채시라, 김종서 조경환 등 중견 배우들은 극의 중심을 잘 잡아준 반면 단종이나 도원군역의 아역배우들은 사극의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전작으로부터 받는 부담을 털고 시대를 조명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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