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창원시 포획 황소개구리 올챙이 '토종'으로 판명

1998. 5. 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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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연합) 鄭鶴九기자= 경남 창원시가 최근 황소개구리 올챙이로 알고 잡은 수십만 마리의 올챙이가 '토종' 개구리 올챙이인 것으로 드러나 제대로 확인없이 마구잡이로 이뤄지고 있는 황소개구리 퇴치작업이 전면 재검토돼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창원대 鄭選佑교수(생물학과)는 1일 창원시에서 잡은 올챙이와 황소개구리 올챙이의 차이점을 선명히 보여주는 사진을 공개하고 이를 환경부와 낙동강환경관리청으로 보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황소개구리 올챙이는 황색바탕에 검푸른빛의 얼룩무늬가 등쪽에 뚜렷하고 황백색 배 가장자리와 꼬리부분 전체에도 얼룩무늬가 확실히 드러난다.

이에비해 창원시가 잡은 '검은 올챙이'는 육안으로 봐도 등과 배 모두 검게 보이며 몸은 작아도 다리가 많이 자라있다.

또 몸길이 3.7㎝인 황소개구리 올챙이와 3.8㎝짜리 검은 올챙이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황소개구리의 경우 콧구멍은 위치가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작고 뒷다리는 발달하지 않았으며 입은 윗입술을 제외한 모든 가장자리에 미세한 돌기가 뚜렷하게 배열돼 있다.

검은 올챙이는 체형과 색깔이 황소개구리와는 전혀 다르며 콧구멍은 크고 뒷다리는 대퇴부까지 발달돼 있으며 입은 좌우 가장자리에만 돌기가 분포돼 있다.

이 검은 올챙이는 아직 종명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토종개구리로 국내에 보고돼 있는 11종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황소개구리 올챙이 오인 소동은 창원시에서 출발했지만 전국적으로 일제히 퇴치운동을 벌이면서 같은 올챙이를 황소개구리로 잘못알고 마구 잡아온 것으로 알 려졌다.

이는 다 자란 성체(成體)상태의 황소개구리는 누구든지 육안으로 금방 구분할 수 있지만 올챙이 상태에서는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다 국내학계에 양서류 전공자가 극히 적고 토종 '개구리목'에 11종이 있다는 정도의 연구가 진행돼 있고 사진이나 표본도 성체만 있고 올챙이에 관한 자료는 전혀 없어 환경부 등 관련기관마저 황소개구리 올챙이 여부 확인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창원시와 경남도는 환경부에 황소개구리 올챙이를 구분할 수 있는 명확한 지침을 내려줄 것을 요구해놓고 있으며 환경부는 황소개구리를 연구해온 학자들과의 검토를 거쳐 금명간 지침을 내놓을 예정이다.

鄭교수는 "창원시에서 잡은 올챙이가 황소개구리 올챙이가 아니라는 데는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너무나 확연하게 다른 황소개구리와 토종개구리를 구분하지 않고 토종개구리를 마구 잡아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은 당장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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