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特輯):'97년 결산.. 음악
(서울=연합(聯合)) 김진형 기자= 불황의 여파로 올해 음악계는 돈이 많이 드는 빅 콘서트와 그랜드 오페라를 자제하고 `작은 음악회'에 주력했다.
작년과는 달리 외국의 정상급 오케스트라들의 한국행이 현격하게 줄었고, 민간오페라단에서는 그랜드 오페라를 거의 무대에 올리지 못했다. 대신 아기자기한 실내악과 소극장 오페라, 독주회가 붐을 이뤘다.
게다가 연말 들어서는 불황에 IMF의 한파까지 겹치면서 음악계는 "달러를 쓰는 외국연주단체나 연주자의 공연은 당분간 힘들겠다"며 더욱 움츠리고 있다.
이 와중에도 현대음악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세계음악제가 서울에서 열려 한국음악계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
세계음악제는 일반인들의 관심까지 끌어내는데는 실패했지만 올해 음악계가 이뤄낸 가장 큰 업적중 하나. 이 음악제에는 세계 60여개국에서 현대음악으로 명성을 날리는 작곡가와 연주자 3백여명이 참가, 현대음악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 음악계에 현대음악의 갖가지 모습을 전했다.
올해 한국무대를 찾은 외국의 정상급 교향악단은 캐나다 몬트리올심포니, 영국 BBC심포니, 이스라엘필하모닉,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 등이 손꼽힌다.
음악계의 흥행메이커 소프라노 조수미와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를 협연자로 내세운 몬트리올심포니는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3월12,13일 이틀공연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는 올해 KBS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행을 전격 발표한 지휘자 정명훈씨와 함께 내한, 관심을 더했다.
지휘자 정명훈씨는 올 음악계에서 최고 화제의 인물이었다. 1월에는 아시아 8개국 연주자들로 구성된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내한했고, 9월에는 내년부터 KBS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를 맡는다고 밝혀 몇년째 음악계의 관심을 끌었던 한국행 소문에 종지부를 찍었다.
불황 속에서 제작비가 많이 드는 대극장 오페라 대신 콘서트오페라와 소극장 오페라, 실내악이 붐을 이룬 것도 올해의 큰 특징.
국립오페라단의 「리골레토」와 「아라리공주」, 시립오페라단의 「맥베스」, 김자경오페라단의 「아이다」와 「춘향전」 등을 제외하면 한국오페라단, 글로리아오페라단, 한강오페라단 등 민간오페라단은 예년과 달리 오페라를 한 편도 제작하지 못했다.
대신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와 베르디의 「오텔로」가 돈이 덜 드는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공연됐고, 「결혼청구서」, 「서울 라보엠」, 「섬진강 나루」, 「앨버트 헤링」, 「초월」 등 소극장 오페라들이 줄을 이었다.
또 프랑스의 이자이4중주단, 과르네리현악4중주단, 슈투트가르트체임버오케스트라, 뉴욕필하모닉현악4중주단, 보자르트리오, 하겐현악4중주단 등 외국의 정상급 실내악단들이 유난히 많이 내한, 대형 오케스트라의 공백을 메웠다.
지난 6월부터 매주말 저녁 열리고 있는 금호미술관의 갤러리콘서트도 `값싸고 알찬 작은 음악회'로 매회 매진기록을 세우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계적인 스타를 초청한 음악회가 줄줄이 펑크난 것도 올 음악계의 불황을 반영하는 증거.
북독일방송교향악단 내한공연, 바리톤 헤르만 프라이 연주회, 테너 호세 카레라스 독창회, 귀머거리 타악기연주자 에블린 글레니 공연,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 독창회,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와 소프라나 안젤라 게오그규 부부의 공연 등 굵직굵직한 음악회들이 줄줄이 취소됐다.
`아예 음악회를 열지 않는 것이 남는 장사'라는 푸념 속에서 음악계에서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방법에 골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주회 몇 건을 패키지로 묶은 할인티켓, 조기 예약시 티켓값 할인, 경품 제공 등 과거 클래식음악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장사술이 동원됐다.
이 와중에 제작비 7억을 들여 아이작 스턴, 요요마, 신영옥, 장영주, 장한나 등 세계적 스타 8명을 한 무대에 세운 `평화와 화합을 위한 '97 갈라콘서트'도 열려 `실속없는 호화판 음악회'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밖에 올해 세계무대 데뷔 30주년을 맞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정경화페스티벌',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베토벤 `합창'교향곡 연주 등이 눈길을 끌었고, 테너 김영환.김남두, 바리톤 고성현.최종우 등 남자성악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우연히 본 동료 '불륜 카톡' 찍어 유포…법원 벌금형 선고유예 | 연합뉴스
- '계곡살인' 이은해가 받은 유족연금 1천300만원, 한푼도 환수못해 | 연합뉴스
- [소셜+] "예쁘기만 하네"vs"전통 훼손"…체험한복 '전통성' 갑론을박 | 연합뉴스
- '탱크데이' 논란 5개월 만에…스타벅스, 투썸 제치고 1위 탈환 | 연합뉴스
- [팩트체크] 중국서 잡아 제주서 말린 생선…제품명에 '제주' 붙여도 될까 | 연합뉴스
- 영국 동물원서 호랑이 우리에 들어갔다가 물려 숨져 | 연합뉴스
- 방송인 남창희, 결혼 8개월만에 임신 소식…내년 2월 출산 예정 | 연합뉴스
- 안성서 승용차 추락해 30대 사망…차량 동호회 이동 중 사고 | 연합뉴스
- 함께 술마시던 10대 여자친구 폭행·상습 음주운전도…20대 실형 | 연합뉴스
- 미국서 강도죄 14년 복역하고 한국군 입대?…법원 "면제 대상"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