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정지명령 받은 綜金社 표정(재종합)

1997. 12. 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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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國綜合 = 연합(聯合)) 金琪泰기자 = 업무정지 이틀째인 3일 전국 9개 종합금융회사의 대부분은 신용공황을 우려한 고객들의 인출사태로 심각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이번 업무정지 대상에서 제외된 綜金社는 물론 종금사의 계열인 상호신용금고, 제 1금융권인 일부 은행으로까지 파장이 확산되면서 전체 금융계가 큰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부실종금사로 낙인 찍힌 부산의 신세계, 한솔, 항도, 고려종금 등 4개 종금사엔 업무정지 첫날인 2일보다도 더 많은 고객들이 몰려들어 항의와 농성을 계속했다.

부산시 동구 범일동 신세계종금(부산시 동구 범일동)본사 9층 임원실엔 흥분한 3백여명의 고객이 오전 9시께부터 들이 닥쳤다가 "소액예금 등 일부는 다시 인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직원들의 설명을 듣고 흥분을 다소 가라 앉혔다.

그러나 오후 1시께 신용관리기금의 관계자들이 임원실에 나타나 "소액예금 인출 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하자 이들의 멱살을 잡고 한때 임원실에 감금한 뒤 항의 소동을 벌였다.

신세계종금 고객 金菊子씨(67.여.부산시 남구 감만1동)는 "혼자 살면서 양로원에 가기 위해 허드렛일을 하며 5백만원을 모아 이 회사에 맡겼는데 웬 날벼락이냐"며 가슴을 쳤다.

한솔종금(중구 동광동)에도 2백여명의 고객이 오전 9시께부터 몰려들어 "돈을 떼이게 됐다"며 거칠게 항의한 뒤 직원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15층 강당에서 농성을 계속했으며 고려종금(중구 중앙동), 항도종금(부산진구 법천동) 등에서도 소동은 이어졌다.

대구의 경일종금은 신용관리기금에서 3일 파견된 관리단 4명이 도착해 각종 여.수신 등 재무제표에 대한 현황파악에 나섰다.

경일종금의 출입문은 이틀째 굳게 닫힌 채 직원들이 만기도래한 어음의 추심기일 연장 문제, 채권회수 방안 등을 협의했고 대주주인 금복주 金홍식회장과 명성웨딩 徐은수사장 등이 나와 이사진과 이달 31일까지 財經院에 제출할 경영정상화방안에 대해 논의를 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특히 부산지역 종금사 가운데 업무정지 대상에서 유일하게 제외된 LG종금(진구 부전동)에도 수백명의 고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몰려들어 무더기 인출사태가 계속됐다.

LG종금은 "고객들을 상대로 예금의 안전성을 설명하고 있지만 막무가내"라며 "오전중 수십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인출액은 첫날과 비슷하며 이대로 가다가는 남아 있는 종금사들마저 자진해 업무를 정지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또 항도종금이 많은 주식을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진 D상호신용금고에선 영업시작과 함께 인출사태가 빚어져 다른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D상호신용금고에서는 하루에 평균 7억-8억원의 예금이 인출됐지만 3일엔 평소보다 배가 넘는 돈이 빠져 나간 것으로 전해졌는데 한 직원은 "항도종금의 자회사인 것처럼 잘못 알려져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혼란은 제 1금융권에도 불똥이 튀어 부산 및 울산지역의 지방은행 점포엔 이번 금융사태의 전망과 은행권 예금의 안전성 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고 예금을 몽땅 인출하는 사례도 적잖았다.

동남은행과 부산은행의 관계자들은 "다소 많은 돈을 예금해 놓은 사람들의 문의가 많다"며 " 일부는 은행권 문제를 종금사 사태와 같은 맥락에서 보고 은행의 안전성 여부를 문의하고 있어 불안심리의 확산으로 은행도 큰 문제가 발생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산의 경남종금과 인천의 쌍용종금엔 추운날씨 탓인지 오후부터 찾아오는 고객이 크게 줄면서 객장은 썰렁했다.

3일 오전까지 예금 인출을 위한 고객들의 항의로 몸살을 앓은 청주의 청솔종금도 오후들면서 원리금은 전액 지급보증해 준다는 정부의 약속이 많이 알려진 탓인지 비교적 조용했다.

宋寅範 청솔종금 영업부장(42)은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 이외에 회생의 길은 없다고 판단된다"며 "실사단과 함께 재무구조 등 경영상태를 철저히 파악한 뒤 자구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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