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례(喪禮) 축문을 쉬운 일상용어로 바꾸자'

1997. 10. 2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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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聯合)) 한자말 투성이라 본래의 뜻을 이해하기 힘들어 형식에 머물고 있는 상례(상례(喪禮))의 각종 축문을 쉬운 일상용어로 바꿔보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림전문대 박찬옥. 오산전문대 조희진 교수는 31일 국립민속박물관 강당에서 열리는 생활예절 연구발표회에서 '상례의 현대적 모형'을 제시한다.

두 교수는 이 논문에서 상례 축문을 예시하면서 의견수렴을 거쳐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교수가 제시한 각종 절차 축문은 다음과 같다.

① 입관이 끝나고 상복을 입는 절차인 성복례의 축문

'00년 0월 0일 아들(딸) 00는 아버님께 아룁니다.

선조의 영혼이 고요히 잠들어 계신 곳으로 떠나신 아버님을 슬픔에 겨워 사무쳐 부릅니다. 찢어지는 듯 아픈 마음으로 오직 아버님만 생각하며 일상의 모든 것을 떨쳐 버리고 효를 다하지 못한 죄인의 부끄러움으로 용서를 빌며 의복을 갖춰 입었습니다.

잘못을 뉘우치는 저희들이 마련한 정성을 돌아봐 주옵소서.' ② 장지를 결정하고 묘소를 조성하기 전에 산신께 드리는 산신제 축문

'00년 0월 0일 000는 산신령께 고하나이다.

오늘 이승에서 삶을 다하고 이곳으로 돌아오는 000의 유택을 세우려고 하니 일을 마칠 때까지 살펴주시고 맑은 술과 포를 올리오니 정성을 받아주옵소서.'

③ 상가 또는 장례식장을 떠나기 직전에 거행하는 발인제 축문

'이제 다시 돌아오실 수 없는 길에 오르셨습니다. 저희들의 애통하는 모습도 세상살이의 고단함도 다 뒤로 하시고 저희들이 모르는 저 세상의 복락을 영원히 누리시옵소서'

④ 고인과 인연이 있는 곳을 돌아보는 노제 때 축문

'생전에 걸으셨던 이 길과 집앞을 지나 이제 영원의 길로 접어들으십니다. 여기 살아남은 우리들은 000님의 자취를 영영 잊지 못할 것이며, 함께 나누었던 애틋한 정과 이루어 놓으신 모든 업적을 길이길이 새기며 살아가겠습니다.

비록 이 세상에서는 떠나시지만 우리와 함께 했던 날들을 기억해 주시고 평안의 길 살펴 가시옵소서.'

⑤ 관을 묻고 흙을 메워 평지와 같은 높이가 되면 지내는 평토제의 축문.

'아들(딸) 00는 아버님의 영전에 아룁니다.

이제 아버님의 유택을 마련하여 모셨습니다. 아무쪼록 옛것을 다 떨쳐버리시고 바람소리 들꽃향기에 맑은 영혼을 씻어가며 편히 쉬옵소서'

⑥ 삼우제 축문

'아뢰나이다. 0년 0월 0일에 아들(달) 00는 아버님 영전에 아룁니다. 아버님 떠나신 빈자리는 저희들 가슴속에서 날로 커져가고 뉘우치는 마음은 한없이 무겁습니 다.

여기 맑은 차와 아버님 즐기시던 음식을 마련하였습니다. 정성을 받아주옵소서. 차향기 같은 아버님의 인품을 사모하는 정 누를 수가 없아옵니다.'

⑦ 졸곡(탈상) 축문

'0년 0월 0일. 상주 00는 아버님 영전에 진실로 아룁니다.

해와 달이 머물지 않아 어느덧 졸곡이 되었아오나 밤낮으로 슬프고 사모하옵는 마음 간절하옵니다. 이제 젯상을 물리시더라도 아주 멀리 가시지는 마시옵소서.

언제나 저희를 지켜주시고 아버님을 여읜죄를 은혜로 용서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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