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評> 황당함과 오락성 겸한 '에어 포스 원'

1997. 8. 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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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聯合)) 다음달 13일 개봉하는 터치스톤/파라마운트사 제작 영화 <에어 포스 원>(볼프강 페터슨 감독)은 헐리우드라는 동네가 얼마나 대단하고 대담한 곳인지를 잘 설명해준다.

아무리 말이 안되고 황당한 이야기일지라도 이 곳에서 짜임새 있는 연출과 첨단 촬영기술, 특수효과와 막대한 자본 등으로 세탁을 하면 그럴 듯하고 스릴 있고 꽤 재미도 있는 영화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대통령(해리슨 포드 분)이 탄 전용기 `에어 포스 원'이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테러리스트를 모두 진압하고 가족을 포함한 인질을 구출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영웅이 악당을 상대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줄거리는 이제 너무나 `뻔한' 것임을 인식한 듯 제작진은 그 주인공으로 미국 대통령을 내세워 스케일에서부터 차별화를 노렸다.

그리고 `설마 대통령이 주인공이면 인질 제압 방식은 뭔가 다르겠지'하는 관객들의 기대섞인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대통령이 여느 액션영화의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악당들을 맞아 이리 치고 저리 치고 쏘고 달리고 한다.

`대통령에 어울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것을 의식한 듯 영화는 대통령을 젊고(외동딸이 열 두 살임), 월남전 참전 경험이 있으며, 또 그 전쟁에서 무공훈장을 탔을 만큼 혁혁한 전공을 세운 용감무쌍한 군인출신으로 설정, 시비거리를 없애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인물설정을 감안하더라도 영화 구석구석에는 무리하다 싶은 대목이 여러군데 눈에 띈다.

대통령 전용기를 납치할만큼 통 큰 테러리스트들이 기관총까지 들고도 번번히 대통령의 맨주먹에 나가 떨어진다거나 `악당들'이 비행기 화물칸에 숨어있는 대통령을 잡으러 가기보다는 항복을 권유하며 밖에서 기다리기만 하는 장면 등이 그것.

또 미국 대통령이 납치중이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그 말 한 마디에 러시아 대통령이 어렵게 체포한 파시스트 독재자 라덱장군을 석방하고 대통령이 임의대로 자른 연료누출 통제시스템의 전선은 다행히 순서가 들어맞아 기름을 누출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대충 구성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재미있다.

`에어 포스 원'과 미그機, F15機 등 일반인들은 근접할 수 없는 첨단 비행기들이 화려한 공중전을 펼치는가 하면 `에어 포스 원'과 거대한 공중급유기가 추락, 또는 폭발해 관객을 압도하기도 한다.

또 주연 해리슨 포드는 <다이 하드>에서 부르스 윌리스가 하듯 주먹질과 발길질을 능란하게 구사하며 이것도 모자라 <언더 시즈>에서 스티븐 시걸이 보여주었던 `목비틀어 죽이기'까지 망라하고 있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중 가장 화려한 액션을 `대통령'이라는 직책에 걸맞지 않게 선보이는 것이다.

`영화가 재미 있으면 되지 뭘 바래'를 주창하는 관객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작품이 되겠지만 `미국의 힘'을 과시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눈살을 찌푸려야 하는 대다수 관객에게는 또 하나의 오락액션영화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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