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구(大邱).경북(慶北), 때이른 무더위로 '허덕'

1997. 6. 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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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大邱)=연합(聯合)) 李東璟기자 = 경북 구미지역의 기온이 17일 섭씨 36.5도로 올들어 최고를 기록한 것을 비롯, 대구지역이 섭씨 36.4도를 기록하는 등 예년에 비해 5∼7도나 높은 무더위가 9일째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낮 최고기온이 33.1도로 5월 상순 기온으로는 기상대 관측 90년만에 최고를 기록한 뒤 지난 10일부터 대구.경북지역에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때문에 냉방기 가동도 급증, 이날 오후 대구.경북지역의 순간최대전력수요가 4백10만㎾로 올들어 최고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같은날(3백53만9천㎾)보다도 56만㎾나 초과했다.

이날 낮 대구 시내 중심가 인도가 뜸한 반면 빙과류 판매점과 백화점, 은행 등지에는 손님들과 `피서객'들로 북적댔으며 차량 경정비 센터에도 에어컨 수리와 냉매 주입을 요구하는 운전자들이 줄을 이었다.

지난 16일 오후 8시 기온이 무려 섭씨 29.9도로 때 이른 '열대야(熱帶夜)' 현상이 나타나자 대구 인근 팔공산 수태골과 한티재, 두류공원 등지에는 가족단위의 피서인파 수천명이 몰려들었고 이같은 현상은 17일밤에도 계속됐다.

대구시는 지열을 식히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지난 14일 부터 급수차 8대를 동원, 중앙로와 동신로, 동대구로 등 주요 간선도로 바닥에 하루 6만4천ℓ의 물을 뿌려주고 있다.

특히 시가 지난 2월 신천에 물을 흐르게 한 뒤 신천 둔치와 중동교, 상동교의 다리 밑에는 그늘을 찾는 시민들과 밤 바람을 쐬려는 인근 주민들이 한꺼번에 몰려 나와 이 곳들이 새로운 피서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 만촌 3동 만촌 우방타운에는 대구에서 처음으로 아파트단지에 조형 분수대를 설치해 가동하는가 하면 대형음식점이 밀집한 수성구 상동 속칭 '들안길'을 비롯한 시내 20여개소의 삼계탕 식당은 잇따라 가격을 내리며 손님 끌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위와 관련된 사고도 잇따라 지난 16일 오후 3시 30분께 경북 예천군 지보면 지보2리 낙동강에서 물놀이를 하던 이 마을 정재명군(8)등 초등학생 2명이 익사하고 비슷한 시간대에 대구시 북구 연경동 군두리 식당 앞에서 술을 마시고 1t 트럭 안에서 잠을 자던 장병석씨(35.대구시 북구 검단동)가 열사병(추정)으로 숨졌다.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이동성 고기압이 머물고 있는데다 소백산맥을 넘어온 고온 다습한 높새바람이 건조해지면서 기온이 상승, 분지에 머물러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말까지 덥다가 오는 22일께 부터 장마가 찾아오면 더위는 일단 물러갈 것"이라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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