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 「초록 물고기」 주연 한석규

1997. 2. 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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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聯合)) 李熙鎔 기자= 95년 「닥터 봉」(감독 이광훈, 제작 황기성사단)과 96년 「은행나무 침대」(감독 강제규, 제작 신씨네)를 빅히트시킨 영화배우 한석규가 3연타석 흥행홈런을 노리고 있다.

그의 세번째 영화 출연작은 7일 개봉될 「초록 물고기」(감독 이창동, 제작 이스트필름). 한석규의 원숙한 연기력이 작품 전체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번 영화 역시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 시사회를 지켜본 영화관계자들의 한결같은 평이다.

"「은행나무 침대」를 끝내고 나서 어떤 작품으로 관객들과 또 만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세번째 작품이라는 의미가 저에게는 각별했거든요. 그래서 공백기도 길어졌지요. 물론 평가는 관객들이 내리는 것이지만 저로서는 발가벗은 심정으로 연기에 몰입하고 싶었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자부합니다. 설사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좋은 분들을 만나 좋은 시간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 다."

탤런트 출신 영화배우가 비싼 `몸값'에 비해 제몫을 못해내고 있다는 비난이 적지 않은 가운데 유독 한석규는 95년 한국영화 흥행랭킹 1위, 96년 2위의 기록을 잇따라 만들어내며 `충무로 섭외 0순위 배우'로 떠올랐다.

그가 이정재나 최민수처럼 열광적인 팬들을 갖고 있지 않음에도 이같은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연기력에 힘입은 바 크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졸업 이후 오랜 무명시절을 거친 것도 내면의 연기력을 다지는 발판이 됐으며 KBS 성우라는 경력도 그의 완벽한 대사 처리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겹치기 출연'을 삼가는 철저한 자기관리도 관객에게 신뢰를 심어주었다.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초록 물고기」의 시나리오를 읽고는 `바로 이 작품이다'라는 느낌을 받았지요. 실제 제 이야기와 닮은 점도 많았구요. 지금까지 제가 맡은 역할 중에서 가장 `빈티'나고 `촌스런' 인물이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 다만 주인공이 가진 생각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전달할까 그것만 골똘히 생각했습니다."

중견소설가 이창동씨의 감독 데뷔작인 「초록 물고기」는 가족들과 함께 음식점을 하면서 오순도순 살아가는 것이 꿈인 `일산 촌뜨기' 청년이 제대 후 우연한 계기로 영등포 암흑가에 들어왔다가 보스의 정부를 사랑하게 되면서 허망하게 죽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실제로도 4형제 중 막내인 한석규는 이 영화에서도 4남1녀 중 넷째아들인 주인공 막동이 역을 맡아 섬뜩하리만치 사실적인 연기를 펼쳤다. 보스 역과 그 정부 역으로는 문성근과 심혜진이 등장한다.

대기업 자본의 힘을 빌리지 않은 상업영화라고 해서 충무로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초록 물고기」는 서울극장 등에서 설날 특선프로그램으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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