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씨름화제>민속씨름聯, 특수체중계 비상

1996. 4. 2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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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聯合)) 한국씨름연맹은 다음달 3일부터 4일동안 마산체육관에서 열리는 장사씨름대회를 앞두고 특수 체중계와 선수부상에 대비한 들것을 준비하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특수 장비는 물먹은 하마를 연상케할 정도의 거대한 몸집으로 모래판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신생 한보멧돼지씨름단 소속 이장원장사(18) 한명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이장원의 현재 몸무게는 200kg을 웃도는 것만은 확실하나 정확한 체중은 본인은 물론 소속 씨름단 관계자 아무도 모르고 있다.

정확한 계체를 할 수 있는 체중계가 국내에 없기 때문.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최대용량의 전자체중계로는 200kg밖에 측정할 수 없으며, 민속씨름연맹과 소속팀이 갖고 있는 저울도 같은 용량이어서 정확하게 몸무게를 재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공중에 매달아 무게를 측정하는 공업용 저울을 사용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또한 종전 싸전에서 사용하던 추저울도 최근 모두 전자 저울로 대체돼 사라진지 오래여서 구하기가 몹시 어렵다.

전자저울메이커인 `카스'社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0kg을 최대치로 체중계를 제작,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용량을 재기위해서는 계기판을 특별히 제작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갈수록 몸이 조금씩 불어나고 있는 이장원은 몸무게 측정시 체중계 하나로는 불가능해 2개를 동시에 밟고 하는 임기응변을 쓰고 있는데 최근 측정에서 2백15kg을 넘어섰다는 것이 씨름단 정삼식 과장의 설명이다.

그런데 평소의 체중이야 체중계 2개를 동원, 측정해도 큰 오차는 나지않을지 모르지만 문제는 시합때다.

경기시 비겼을 경우 체중차로 승부를 가르도록 돼있는 연맹 규정에 따라 계체가 불가피한데, 물론 육안으로도 타선수와 체중차가 확연히 드러나지만 규정상 체중은 일단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민으로서는 5천년 역사상 처음으로 200kg벽을 돌파한 이장원은 아시아에서도 일본 스모계에서 활약중인 고니시키(약280kg) 등 2명에 이어 체중 랭킹 3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이장원을 위해 소속 씨름단에서는 특수 체중계와 함께 모래판에 들것 비치를 연맹측에 요구하고 있다.

시합중 부상으로 쓰러지는 날에는 한두사람으로서는 도저히 들어 옮길 수가 없는 탓에 특별히 제작된 대형 들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씨름단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연맹에서는 한보측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고물상을 뒤져 추저울을 찾던지 무슨수를 써서라도 체중계를 준비하고 들것을 비치할 방침이지만 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연맹은 한보측에 이장원 선수가 경기중 갑자기 힘을 쓰다 씨름선수에게 발생하기 쉬운 심장 이상증세가 올 경우에 대비, 산소호흡기를 모래판에 준비해 오도록 요구하고 있다.

아무튼 국내 씨름이 갈수록 거구화 추세를 걷고 있는 가운데 모래판에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색다른 장비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흥미를 끌 것 같다는 것이 씨름 관계자들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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