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우성부도 피해 속수무책

1996. 1. 2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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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聯合)) 李賞元기자= 지난해 혼수철이 윤달과 겹치는 등의 악재로 영업실적이 극도로 부진했던 가구업체들이 연초부터 우성건설부도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중소 가구업체들은 우성건설 부도에 따른 재하청 중소건설업체의 연쇄부도 및 경영악화로 판매난이 예상되고 있으며 우성과 우성의 재하청건설업체에 납품한 업체들은 자금수요가 평소보다 배이상 많은 설을 앞두고 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업체인 우성의 주요 납품업체들은 현대종합목재, 바로크, 한샘, 에넥스 등 일반인들에게도 꽤 알려진 중견 업체들이다.

이들 업체의 지난해 평균 매출신장률은 5%대에 불과했고 일부 업체는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한데다 우성부도로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영업에 상당한 지장을 받고 있다.

바로크는 우성에 싱크대 등 부엌가구 3억원어치를 포함, 거실장, 장식장, 신발장 등 실내가구를 납품하고 8억9천만원 상당의 어음을 받았고 한샘은 5억원, 에넥스는 2억원 상당의 납품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종합 가구업체인 현대종합목재는 우성에서 받지 못한 납품대금 규모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지만 가구업계는 최소한 1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샘의 한 관계자는 "부엌가구 업체들만 40억원 정도가 우성에 물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구업체들이 우성부도에 따른 피해액을 줄여 발표하고 있지만 실내가구 납품업체까지 포함하면 피해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바로크, 한샘, 에넥스 등은 매출액이 1천억원이 넘는 중견 기업이어서 당분간 영업상의 손해를 입는 것으로 그칠 것으로 보이나 다른 중견 가구업체나 우성과 우성의 재하청 중소건설업체에 납품했던 중소 가구업체들은 우성부도로 상당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현대, 바로크, 한샘, 에넥스 등은 판매물량중 일부를 중소업체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하청을 주고 있으나 우성 부도로 이들 납품중소업체에 대한 주문량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중소 가구업체들의 경영난은 가중될 전망이다.

또 지난해 가구업계의 불황으로 대다수 중소업체들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 우성부도 파문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 중소 가구업체의 '부도 도미노'현상도 점쳐지고 있다.

대한가구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중견 가구업체들은 우성을 인수한 기업에서 납품대금을 결제해줄 때까지 견딜 여력이 있지만 평소에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업체들은 당장 원부자재 구입에도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 했다.

이 관계자는 "더구나 앞으로 우성에서 발행한 어음만기일이 다가오고 설이 있는 2월에 들어서면 중소 가구업체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각해져 중소 가구업체의 부도가 잇따를 것"이라며 중소가구업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우성 관련업체에 대한 피해대책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우성의 재하청건설업체에 납품을 한 업체들은 우성부도로 피해를 봤다는 증거를 쉽게 제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대책이 더 막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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