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墺서 편지폭발물테러 대상됐던 鄭昶埴씨 부부
(베를린=연합(聯合))이선근특파원="설마 우리가 외국인을 노리는 폭탄테러의 표적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병원에 배달된 편지폭탄이 터지기 일보직전 화를 면한 오스트리아 거주 부부의사 鄭昶埴(61).惠淑(50)씨는 아직도 실감이 들지 않는 표정이다.
빈에서 약 45KM떨어진 인구 1만2천정도의 작은 도시 미스텔바흐에서 15년째 개인병원을 열고있는 鄭씨에게 편지폭발물이 배달된 것은 16일 오전 11시경.
평소처럼 우편물 분류작업을 하며 내용물을 확인하던 鄭씨는 의사긴급호출 관련기관을 발송인으로 하는 두툼한 편지를 발견했다. 수신인은 정씨 가족.
이상스럽게 무겁고 가운데가 불룩나온 이 편지를 의아스럽게 생각하던 鄭씨에게 경찰의 긴급전화가 걸려왔다.정씨도 잘알고 지내는 시리아인 의사 아부-루미에씨(47)에게 편지폭탄이 배달돼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방금 발생했으니 수상한 우편물이 있으면 개봉하지말고 즉각 신고해달라는 것. 정씨는 경찰에 자신이 받은 편지얘기를 했다. 즉각 출동한 경찰이 이를 수거,감식한 결과 편지폭탄임이 밝혀졌다.
경찰의 전화가 단 몇분만 늦었거나 정씨가 주의를 소홀히 했다면 큰 화를 입을뻔했던 것이다.
60년 오스트리아로 유학와 35년이나 오스트리아에서 살아왔고 市 공의로 활동하는 부인과 함께 미스텔바흐에서는 잘알려져있는 유명인사인 鄭씨 부부는 그러나 자신들이 특별히 외국인 테러의 직접 목표가 될만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들이 이곳에서는 상당히 알려져있는 편이지만 일체 정치활동 같은 것도 하지않았는데 이유를 알수가 없다"면서 "외국인이면서 사회 지도급 인사로 활동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던 것이 요인이 됐는지도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씨 부부는 특히 보스니아 난민들이나 딱한 처지의 외국인들에게 무료로 진료를 해주거나 여러면에서 도와주는 활동을 펼쳐왔는데 이것이 극우세력들에게 못마땅하게 비쳤을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얼마전에는 길에 쓰러진 한 응급환자를 鄭씨가 신속하게 처리,목숨을 구하게 한 일이 지방신문에 크게 실리기도 했다는 것.
사건이 터지자 바이트리히 시장과 안면있는 국회의원들을 포함,오스트리아인들로부터 걸려오는 위로전화로 병원일을 못볼 정도지만 정씨는 아무래도 좀더 조심스러워질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됐다. 말로만 듣고 남의 일로만 생각했던 극우테러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때문이다. 정씨는 "보도야 어쩔수 없지만 우리 얼굴이 신문에 실리면 더 안좋을 것같아 절대 취재기자들에게 사진은 못찍게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93년이후 외국인 대상 편지폭탄 사건이 4번이나 발생, 4명의 사망자와 12명의 부상자를 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오스트리아 주재 한국 대사관(대사 李承坤)은 즉각 1천2백여 교민과 유학생들에게 신변안전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는 서한을 발송하는등 현지 교민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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