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남성모병원 金仁哲원장
종합적인 `재난대처방안' 수립해 모의훈련
(서울=연합(聯合)) 삼풍백화점 붕괴참사로 언론과 국민의 주목을 받은 강남성모병원의 金仁哲원장(58)은 19일 "그동안 온국민의 시선이 강남성모병원에 집중돼 몹시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놓고 "앞으로 재난이 발생할 경우 병원이 신속하고 효율적인 진료행위는 물론 구호기관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재난대처방안'을 마련,모의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金원장은 또 "사고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崔明錫군,柳智丸양,朴勝賢양 등 3명중 응급조치 당시 가장 불안했던 사람은 柳양이었다"면서 "그러나 현재는 朴양이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여서 퇴원시기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金원장과의 일문일답.
-- 3명 가운데 치료과정에서 가장 불안한 상태를 보인 사람은
▲ 柳양이다. 혈압,맥박,호흡,의식 등 `활력증후군'에서 가장 안좋은 상태를 보였다. 특히 소변이 2시간 가량 나오지 않아 매우 걱정했다. 심한 탈수증세및 허혈증세도 의료진들을 불안케 했다. 다른 두사람은 활력증후군에 있어서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 崔군과 朴양의 상태는 어떤가
▲ 崔군은 이번주중에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현재 퇴원을 위한 정밀검사를 실시중이며 각 과의 자문을 구하고 있다. 柳양도 이번주안으로 정밀검사를 실시한 뒤 곧 퇴원시킬 예정이다. 그러나 朴양은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여서 퇴원시기가 불투명하다.
-- 이들 3명이 살아나올 수 있었던 비결은
▲ 심한 외상은 물론 장기손상이 전혀 없었는데다 산소와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생존공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에 크게 앓아본 적이 없는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어서 극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다. 과거에 투병했거나 그 경험이 있었다면 신체적 기능의 저하로 오랫동안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다.
-- 3명의 생존과 관련한 학문적 연구계획은
▲ 학문적으로 연구할 생각은 아직 없다. 그러나 응급실 도착이후 진료과정, 환자 상태 등을 보고서로 작성, 학회에 제출하겠다.
-- 생존자 3명을 보고 느낀 소감은
▲崔군과 柳양은 아무일이 없었던 것처럼 태연한 모습이어서 놀랐다. 朴양은 다소 우울증세를 보이고 있으나 매몰기간을 감안하면 당연하다. 아무튼 3명 모두 장하 다.
-- 앞으로 재난 발생시 대응책은
▲ 재난을 大,中,小로 구분해 현장 응급조치, 의료진 투입, 응급실및 병상 확보등에 대한 계획은 물론 사망자와 유가족, 환자 보호자 등에게 숙식및 정보제공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재난대처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 방안은 비상시 병원의 시설및 장비와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한 것이다. 이 방안이 마련되면 민방위훈련 시간 등을 이용해 모의훈련까지 가질 계획이다.
병원은 진료기능에만 치우쳤으나 앞으로는 재난시 구호기관 역할까지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 이번 사고의 수습과정을 보면서 느낀 소감은
▲ 사고당일 강남성모병원에서 6백여명이나 헌혈을 했다. 또 사고현장에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몰려왔다. 국민들의 `이웃에 대한 사랑'이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사고대책본부는 설비와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데 미숙했다.
-- 구조가 늦어지는 바람에 생존가능한 사람도 희생됐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 구조작업이 좀더 빨랐다면 생존자가 더 나왔을 것으로 본다. 생존자가 남아 있다면 이번주까지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구조대원들에 대한 안전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늑장구조를 비난할 수만은 없다.
-- 부실시공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건설과정에서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는게 근본적인 문제다.
-- 그동안 어려움이 있었다면
▲ 국민들의 관심이 강남성모병원에 집중돼 많은 부담을 느꼈다. 보도진의 과잉 취재경쟁도 진료에 장애요소가 됐던게 사실이다. (尹瑾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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