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재선언' 촬영마친 여배우 홍진경

1995. 6. 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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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聯合)) "생각보다 무척 어려웠어요. 내 장기인 순발력이나 순간적인 재치보다는 숙련된 연기력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었죠. 또 촬영장에 나와서 오래 기다리는 것도 익숙지 않아 힘들었어요".

이장호 감독의 `천재선언' 여주인공을 맡아 약 3개월에 걸친 영화촬영을 끝낸 홍진경은 영화에 첫 출연했던 소감을 어려웠다는 말로 시작했다.

그러나 홍진경은 영화출연 제의가 들어왔을 때의 "열심히 해서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촬영 마지막날까지 잊지 않았다면서 "촬영된 필름을 보면서 `힘들었지만 잘했구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을 만큼 결과가 좋았다"고 만족해 했 다.

`X세대 보다 더 새로운 세대'를 자처하는 홍진경은 미래의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여고 3년생. 영화에서 그는 `성모 마리아처럼 동정녀로 임신을 하고 싶다'는 환상을 품는 엉뚱하고도 순진한 여고생 `알 수 없는 눈물'역을 맡았다.

`알 수 없는 눈물'은 예수가 환생한 듯한 `수상한 소리'(김명곤 扮)와 세속적인 성공을 꿈꾸는 속물 `이상한 빛'(안성기)의 틈에서 세상의 선.악을 경험하기도 하고 속물에게 이용당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수상한 소리'의 도움으로 소원을 이룬다.

그는 시나리오대로 대사를 해야 하고 순발력보다는 정해진 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너무 힘들어 촬영이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 감독에게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한 애들립(즉흥적인 대사)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해 허락을 얻었다.

감독의 허락이 떨어진 다음부터 홍진경은 특유의 재치를 활용, 이장호 감독이 "진경이가 촬영장 분위기를 혼자 잡는다"고 털어놓을 만큼 타고난 `끼'를 발휘했다. 그는 영화촬영 때 입고 나온 의상과 소품, 머리모양, 화장 등을 스스로 해결하며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다운 감각을 뽐내기도 했다.

순간적인 머리회전이 빠른 이감독과 재치에 능한 홍진경이 마음껏 자신들의 장기를 발휘함에 따라 촬영은 매우 유쾌하고 재미있게 진행됐다. 그러자 사소한 문제가 생겼다. "제가 눈물 흘리는 연기라면 자신이 있었어요. 그런데 촬영이 한참 재미있게 진행되는 순간에 갑자기 눈물을 흘리려니 잘 안되더라구요".

홍진경은 자신의 가장 큰 매력이 뭐냐는 물음에 대해 `자신감'이라고 대답한다. "그냥 잘할 수 있고 잘하고 있다는 배포로 밀고 나가는 거예요. 가령 여러사람 앞에서 웃기는 말을 했는데 아무도 안 웃어주고 썰렁한 표정만 짓고 있어도 나 혼자라도 큰 소리로 웃고 또 다시 하고싶은 말을 해나가는 거예요"라며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하고싶은 대로 하는 신세대의 일면을 드러냈다.

그는 엉뚱한 점이 많다는 일반적인 평가에 대해 "나는 그저 나일 뿐이예요. 저는 멍하게 공상에 사로잡혀 6시간 이상을 혼자 보낸 적이 상당히 많을 만큼 고독을 즐기고 또 공상에 사로잡혀 지내는 일면이 있는가 하면 이기적이기도 하고 항상 일의 결과를 놓고 따져보는 계산적인 측면도 강한 이중적인 성격이 있어요"라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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