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드레스덴슈타츠카펠레 한국공연과 장한나

1995. 3. 1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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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무게' 실감케 한 기품있는 연주

작은 요정 장한나도 뛰어난 연주 보여줘

(서울=연합(聯合)) 한국 음악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 독일 관현악단 드레스덴슈타츠카펠레는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오케스트라라는 명성에 걸맞게 `전통의 무게'를 실감케하는 기품있는 연주를 선사해 주었다. 작은 `요정' 장한나도 어린 소녀의 연주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연주솜씨를 보여 갈채를 받았다.

14∼15일 저녁 7시30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드레스덴슈타츠카펠레 초청공연은 오케스트라에 역사의 시간, 전통의 무게가 어떻게 쌓이는가를 증언했다. 노란 드레스를 입고 나온 깜찍한 모습의 장한나는 어린 소녀답지 않게 뛰어난 연주솜씨와 세련된 무대매너로 세계 최고(最古)의 이 오케스트라 협연자로 별 손색이 없음을 보여줘 청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드레스덴은 베를린필하모닉, 빈필의 세련된 어법과는 달리 고풍스러운 사운드에서 나오는 독특한 화음의 잔치를 통해 색다른 음악적 경험을 안겨주었다. 특히 현의 부드러움과 목관악기의 조화가 뛰어났다는 평가.

음악평론가 탁계석씨는 드레스덴슈타츠카펠레의 이번 연주에 대해 "자기들만의 고고한 城에서 전통적인 음의 가치를 추구 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제하고 "다만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사운드는 무르익었으나 지휘자와의 앙상블에서 일부 흠이 있었다" 고 아쉬워했다.

슈만의 교향곡4번에서는 따뜻한 봄날같은 밝고 생동감있는 화음의 잔치를 펼쳤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변용」에서는 현의 밀도높은 앙상블을 선보였다. 브람스 교향곡 4번의 경우 2,3악장에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절묘하게일치, 완벽한 앙상블을 이뤄 드레스덴의 숨은 실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 연주에선 감정이 넘치는 아름다운 선율보다는 머리로 해석한 건조한 음색을 내 청중들의 아쉬움을 샀다.

좀 이색적이었던 것은 오케스트라단원들의 무대배치. 오케스트라 단원의 무대를 통상과 달리 무대 앞쪽에 전향 배치하고, 단원들의 의자도 촘촘히 배치했는데 오래되고 협소한 드레스덴극장에서 연습했던 습관 때문이라는 것.

공연후 지휘자 시노폴리는 열화같은 커튼콜에도 연주곡의 하나였던 브람스의 제4번 교향곡중 2악장을 다시 연주하는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하이든의 첼로협주곡 1번을 연주한 장한나는 오케스트라에도 기죽지 않을 만큼 강한 톤과 뛰어난 음악적 감수성, 세련된 무대매너로 청중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시노폴리는 "놀라운 음악적 자질을 갖고 있고, 소녀답지 않은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작은 요정" 이라고 칭찬하면서 "내년 시즌 드레스덴에 협연자로 초청하겠다"는 제안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장양의 연주는 아직 가슴에서 솟아나는 음악이라기 보다 영리한 머리에서 나오는 것 같은 느낌. 한 중견첼리스트는 "아직 어린 나이인만큼 첼로 이외에도 음악공부를 많이 해서 기초를 튼튼히 쌓을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세간의 찬사들에 너무 우쭐해 갈고 닦는 걸 게을리하면 낭패를 보게 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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