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부도기업인모임 八起會,'재탄생'

1994. 7. 1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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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설치, 컨설팅 등 다양한 사업 계획

(서울=연합(聯合)) 秋旺勳기자= 부도기업인들이 모여 재기의 힘을 다지기 위해 만든 단체인 八起會(회장 南在祐 羅田모방 사장)가 오는 29일 창립 2주년을 맞는다. 八起會는 결성 2주년을 계기로 지부 설치등 조직 확대작업과 부도기업을 위한 컨설팅업등 새로운 사업을 통해 '부도기업의 등불'로 거듭난다는 목표아래 준비작업에 분 주하다.

중소기업의 부도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난 92년 7월29일 南在祐사장을 비롯, 부도로 실의에 빠져있던 기업인 32명이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고 재기를 위해 협력한다는 취지로 결성된 八起會는 활동내용이 점차 알려지면서 현재 회원수가 5백명을 넘는다. 회원들중에는 한국과 중국에서 4개의 제조업체를 경영하는 중견기업인으로확고하게 재기한 南회장 외에도 경기도 부천의 삼익목재와 소리전자, 인천의 천일로, 경남 양산의 익보기업 등 재기에 성공한 경영인들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지난 6월 부도를 낸 가구제조업체 파란들과 가나안제과 등이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八起會와 접촉하고 있다.

'칠전팔기(七顚八起)'에서 따온 부도기업인들의 상담전화(서울 546-7878)에는 그동안 하루평균 30-40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으며 한달평균 40-50명의 기업인들이 상담을 위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사무실을 찾고있다. 상담내용은 "부도가 났는데 구속이 되겠는가", "만기도래한 어음을 막을 길이 없는데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등 딱한 내용이 대부분인데 "기업이 망했으니 죽어야겠다"는 하소연도 많다는 것이 상근직원인 尹漢基사무국장의 설명이다.

八起會는 상담의 내용에 따라 특별회원인 변호사, 세무사, 변리사, 경영학 교수 등과 상담인을 연결해 주기도 하고 "죽어야겠다"고 우기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한 용기로 기업을 되살리라"고 설득하는 카운셀러의 역할도 하고 있다. 尹국장은 "올들어서만도 구체적으로 자살을 거론한 부도 기업인 3명을 설득해 생의 의지를 되찾게 해줬다"고 말했다.

八起會는 이같은 활동에 만족하지 않고있다. 하루에도 수십곳씩 문을 닫는 부도기업들을 위해 조직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회원배가 운동에 나서는 한편 지방에 지부도 설치키로 하고 우선 부산, 경남지역의 부도기업인들을 위한 부산지부를 올해안에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해말 출간한 부도기업인들의 수기모음 '재기하는 기업인-15人의 도산극복체험기'에 이어 올해에도 2-3권의 사례집을 발간하고 부도기업 또는 부도직전의 기업들에 대한 경영진단과 컨설팅사업도 벌일 계획이다. 자금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안에서 '되살릴 수 있고 꼭 되살려야 하는' 부도기업의 회생을 위해 일정기간 부도업체의 경영을 대행해 주는 사업도 장기사업계획에 포함돼 있다.

八起會는 이같은 사업을 위해서는 재정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나 현재 업체당 월 1만원씩 받는 회비로는 엄두를 못낼 형편이어서 정부나 대기업의 지원을 바라고 있다. 八起會는 "열심히 일했고 능력도 있는 기업인들이 불운해서 또는 불합리한 제도때문에 하루아침에 기업을 잃고 길거리로 나앉아야 한다면 사회가 그를 돕기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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