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된 金基雄씨 일문일답

1993. 12. 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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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나처럼 억울한 옥살이 없도록"

(서울=연합(聯合))`청수장여관 투숙객 피살사건'의 누명을 쓰고 1년여간의 억울한 옥살이를 해온 前관악경찰서 순경 金基雄씨(27)가 대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따라 16일 낮 12시13분께 수감중이던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다.

金씨는 출소직후 "진실을 밝혀준 국민들과 언론에 감사드린다"며 " 檢.警의 수사와 법원의 재판과정이 공정하게 이뤄져 다시는 나처럼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金씨는 이날 수감 당시 입었던 짙은 회색 잠바와 마스크 차림에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교도관 2명의 인솔로 구치소 문을 나섰다.

눈발이 휘날리는 추운 날씨에 2시간 가까이 초조하게 기다리던 아버지 金相烈씨(58),어머니 洪連植씨(60) 등 가족들은 金씨가 풀려나자 金씨를 부둥켜 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金씨는 구치소 정문앞 출소자가족대기실에서 보도진 30여명과 10여분간 기자회견을 가진 뒤 가족들이 미리 준비한 승용차를 타고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장안동 집으로 향했다.

다음은 金씨와의 일문일답이다.

---풀려난 소감은.

▲진실을 밝혀준 것은 검찰과 경찰,사법부가 아니라 하나님과 부모님이다.다시는 나와 같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한다.

---그동안 수감생활은.

▲언제가 진실이 밝혀질 것을 믿고 성경책을 읽으며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으려 고 애썼다.숨진 李양(당시 18)을 위해서도 많은 기도를 했다.특히 수사기관의 무리한 수사에 의해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쓰고 있다고 주장하는 20여명의 수감자들을 대신해 탄원서를 써 주기도 했다.

---검찰과 경찰,사법부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경찰의 초동수사가 잘못됐으며 검찰과 법원도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열사람의 범인을 잡는 것 보다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는게 중요하다.검찰,경찰,사법부는 모두 각성해야 한다.

---경찰과 검찰에서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한 이유는.

▲경찰관이라 구타나 고문은 없었지만 잠을 재우지 않고 폭언과 협박을 가해 어쩔 수 없었다.

---경찰의 협박을 받았다고 하는데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경찰은 숨진 李양(당시 18)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가 나온 이후 `당신이 범인이라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부인해도 어차피 형을 살게돼 있다'며 며칠씩 잠을 재우지 않은채 자백을 강요받았다.

---경찰수사 과정에서 작성한 조서는 본 적이 있는가.

▲무인를 찍은 뒤 조서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지만 끝내 보여주지 않았다.검찰에 가서 조서내용을 알았다.

---법원의 재판과정은 어떠했는가.

▲뚜렷한 증거없이 나의 유죄를 주장하는 검찰의 입장만을 받아들이는 등 무성의한 재판으로 일관했다.

---출소후 계획은.

▲경찰에 복직해 억울한 사람들을 돕는데 일생을 바치겠다.이미 고등법원에 파면처분취소신청을 내놓은 상태며 가족들과 상의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내겠다.

---더 하고 싶은 말은.

▲이 사건에 깊은 관심을 갖어준 국민과 언론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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