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회 명단유포 일문일답

1993. 5. 1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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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背後)조종·사주 여부 확인못해"

공식해체 후에도 조직활동 계속

(서울=연합(聯合)) 육군당국은 10일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 활동과 관련, 하나회는 공식적으로는 해체됐으나 그동안 회원간의 개인적 유대활동은 계속돼 왔으며 육사출신 장교들의 또다른 사조직인 「알자회」와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다음은 하나회에 대한 조사를 진두 지휘한 李相道 육군본부 법무감(준장.육사 23기)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하나회를 전두환(全斗煥) 前대통령이 조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하나회 회원에 대한 조사는 현역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全 前대통령 등 예비역 회원들은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장성급 현역 회원들을 조사하면서 최초 결성동기 및 배경을 파악할 수도 있지 않은가.

▲장성급 하나회 출신들도 자신에 국한된 진술만 했지 타인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아 파악할 수 없었다.

--이른바 「알자회」나 「만나회」와의 관계는.

▲하나회와 알자회는 전혀 성질이 다르다. 알자회는 육사 생도시절 생도간부들이 결성한 공개적 성격의 친목모임으로 인원도 기당 12명으로 정해져 있는 등 비밀조직인 하나회와는 성격이 다르다. 다만 하나회 기수중 마지막 기수인 36기의 2∼3명 등 후배 기수에서 3∼4명이 알자회 회원으로 중복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회 활동 상태는.

▲공식적으로는 해체됐으나 내부적으로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등 조직활동은 계속 내려져 온 것으로 보인다.

--조사는 전원 실시했는가.

▲현역은 전원 실시했다. 조사는 직접 면담, 전화대담, 서면진술 등의 방법을 주로 활동했으며 필요시 다른 참고인에 대한 진술청취, 설문조사를 병행했으며 서면자료로는 관련자 보직자료.진급통계자료 등을 참고했다. 장성들의 경우 대부분 가입사실을 시인했으나 후배기수로 내려갈 수록 가입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이 많았다.

--조사내역은.

▲장성급에 해당하는 20∼26기에서는 하나회 명단에 게재된 46명중 3명을 제외한 43명이 가입사실을 시인했다. 나머지 27∼36기의 영관급장교중 30여명은 끝까지 가입사실을 부인했으며 이중 27명은 하나회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하나회 회원들에 대한 인사조치는.

▲이미 국방부, 수방사, 육군본부 등에 근무하는 대령 8명에 대한 보직 변경조치가 있었고 중령급 5명에 대한 인사조치가 조만간 있을 예정이다. 이들에 대한 인사조치는 현보직임기가 1년이상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앞으로 나머지 영관급 하나회 회원 전원에 대해서도 보직변경이 이뤄질 것이다.

--장성급에 대해서는 인사조치를 하지 않는가.

▲장성급 하나회 회원들은 지난번 군단장, 사단장 인사에서 10여명 이상이 인사교류가 이미 이뤄졌기 때문에 일단락된 것으로 본다.

--후배기수가 갈수록 조직이 체계적이지 못하다고 했는데.

▲그렇다. 33기, 34기 등 밑으로 내려 갈수록 명단이 많이 다를 뿐 아니라 기별 대표도 없고 하나회라는 이름도 몰랐다고 진술한 장교들이 많다. 어떤 장교의 경우 하나회라는 이름을 5共청문회때 비로소 알게 됐다고 밝힌 사람도 있었다.

--하나회 명단 유포사건을 白承道대령의 단독범행인 것으로 결론지었는데.

▲白대령이 하나회 명단을 지난 91년 7월 우연히 습득했다고만 할뿐 그 출처를 밝히지 않은데다 당시 습득한 원본을 증거인멸을 위해 없애버렸다고 이야기해 배후세력 등에 대한 더 이상의 조사 진전이 없었다. 白대령은 참모총장 부관을 역임하는 등 1차진급자로 전도가 유망한 장교였기 때문에 배후의 조종을 받아 스스로를 희생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

--白대령이 자수하기 전 접촉한 군내인사는 없었는가.

▲자수 전날인 지난 4월16일 특전사 근무시 상관으로 모셨던 都日奎수방사령관을 코리아나호텔에서 우연히 만나 자신의 범행내용을 털어놓고 앞으로의 처신문제를 의논했다. 이때 都사령관이 떳떳하게 자수해 처벌을 받으라고 권유, 자수하게 됐다.

--白대령이 국방부장관과 참모총장의 개혁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하나회 명단을 살포했다는데 상부의 사주 등은 없었는가.

▲발표 그대로 동기는 순수하다고 봐야 한다. 白대령은 그동안 하나회 회원들로부터 개인적인 모욕을 당한 적이 여러번 있고 이 때문에 2년전부터 자료수집 작업을 은밀히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배후조종이나 사주는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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