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토론회> 대표단,금강산 구룡폭포 관광

1992. 9. 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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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영,조아라씨도 4㎞ 거리 걸어가 (금강산=연합(聯合)) 공동취재단= 0...3일 금강산 관광길에 오른 남측대표단 일행은 모처럼 긴장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흥분에 싸여 계속 즐거운 웃음을 터뜨렸다.

등산객의 발길이 적은 때문인지 거의 오염되지 않은 금강산의 맑고 투명한 계곡물을 보고 일행은 일제히 탄성.

금강산의 관광안내원은 "금강산 계곡물은 너무 맑아 고기가 살지 않는다"면서 "그냥 마셔도 배탈이 나지 않는다"고 자랑.

0...남측 일행은 오후 2시30분쯤 구룡연 입구에서 출발, 옥류담·연주담·비봉폭포 등을 지나 예정보다 늦은 3시간여만에 구룡폭포에 도착. 구룡폭포는 길이74m로 수직으로 세차게 떨어지는 물살의 위세가 장관.

남측 李效再대표는 "금강산이 역시 금강산"이라고 경탄. 尹貞玉대표는 "좋지만 나쁘다"면서 "폭포옆 절벽에 붉은 글씨로 새겨진 `주체사상 만세'라는 글씨를 보니 가슴이 아프다"고 서둘러 하산.

0...등산로 곳곳 암벽에는 金日成주석의 친필이나 교시내용 등이 붉은 글씨로 새겨져 흉한 모습.

`향도성 金正日'이라는 글씨의 크기는 자그마치 너비 10m, 높이 15m.

대표단 일행은 세존봉과 비봉폭포 사이 거대한 암벽 해발 8백m지점에서 `금강산은 천하 절승'이라는 金正日비서의 친필을 새기는 일꾼들을 목격.

사람 팔뚝보다 굵은 밧줄에 매달린채 거대한 해머를 휘두르며 암벽을 쪼는 이들의 모습은 보기에도 아슬아슬할 정도. 작업장 아래에서 만난 한 청년은 "60명의 일꾼이 강원도 고성군 각 공장과 기업소에서 작업을 하겠다고 스스로 자원했다"면서 1월부터 시작했는데 9월까지 작업을 모두 마칠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현재 금강산 구룡연.삼일포.만물상 등 세지역 열한 곳에서 이같은 글발작업을 하고 있는데 충성심으로 며칠씩 밤새워 일하기도 한다"고 설명.

관광안내원에 따르면 금강산에는 이러한 글발이 68개소 4천3백자가 있다고.

"자연훼손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위대한 수령과 지도자의 업적을 바위에 새겨 길이 역사에 페이지로 남기기 위한 것"이라며 당연하다고 강조.

0...안내원은 북한에서는 인기직업에 속하는 편.

관광안내원 정순녀씨(25)는 "안내원은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직업이라 긍지가 있다"고 자랑했다.

관광안내원은 모두 사범대학 출신자이며 산을 많이 오르기 때문에 나라에서 이들을 특별 배려, 일반인 보다 더 많이 매월 두켤레의 신발에 봄.여름.겨울용 연평균 옷을 세벌 배급한다고.

0...대표단일행은 금강산 22구역중 특히 계곡의 아름다움이 뛰어나다는 외금강 구룡연 구역을 4시간 30분에 걸쳐 등산했다.

관광안내원은 "금강산 날씨는 사람의 마음씨에 따라 자기모양을 바꾼다"며 "아침만 해도 흐리던 날씨가 활짝 갠 것을 보니 통일을 위해 온 여러분의 마음씨가 정말 좋은 모양"이라고 한마디.

금강산은 연간 강수량이 1천6백㎜나 될 정도로 비가 많고 하루에도 열두번씩 날씨가 변해 7.8월에도 개인 날 보기가 아주 어렵다고.

0...금강산에는 82년 이후 지어진 7개동에 객실수 4백여개의 금강산호텔이 있다는 안내원들의 설명.

이중 대표단이 묵은 곳은 제1호동으로 12층 1백30개 객실규모인데 방마다 金주석 초상화가 걸려있다.

안내원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경우 금강산관광객은 약 10만명으로 이중 6만명이 외국인. 호텔 2층 책방은 최근에 나온 金日成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비롯한 金주석 관련서적과 관광안내책자, 북한영화음악 테이프 등을 판매.

0...구룡연에 오르는 도중에 있는 蔘鹿水는 산삼과 녹용이 녹아들어 있다는 신비의 약수.

관광안내원은 "이 물을 한번 먹을 때마다 10년씩 젊어져 많이 먹으면 나중엔 어머니 뱃속에 다시 들어가게 된다"고 익살맞게 설명. 이 물로 씻으면 3년동안 세수나 화장을 안해도 미인.미남이 되고 머리에 바르면 흰머리가 검어진다고.

이에 대표단일행 한사람은 삼록수를 거듭 마시고 난 뒤 "내일 평양산원으로 날 찾으러 오라"고 농담해 모두 파안대소.

0...남측 대표중 李兌榮씨(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와 曺亞羅씨(前광주YWCA회장)는 원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구룡폭포까지 4㎞거리를 보도완주.

李소장과 曺씨는 쉬엄쉬엄 휴식을 취하면서 산길을 올라가느라 다른 일행보다 한참 늦은 저녁 8시께야 비로소 하산.

李소장은 "57년전 구룡폭포에서 정일형박사와 연애하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서울에서 떠날 때 남편 무덤을 찾아가 두사람 몫의 구경을 하고 오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

당초 관광일정에 있던 팔담관광은 시간이 빠듯한데다 일행중 나이든 사람이 많아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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