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화제> 서울시립무용단 객원안무제도입

1992. 1. 1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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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 변화 시도, 무용계에 신선한 충격

(서울=연합(聯合)) 김영미기자= 국립무용단과 더불어 한국무용계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서울시립무용단(단장 배정혜)이 그동안의 폐쇄적 운영방식에서 탈피, 외부 무용가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등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시립무용단은 올해부터 객원안무제를 정식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원로무용가 최현씨(65)와 중견무용가 김현자씨(45)에게 작품을 위촉했다.

배정혜단장(48)은 15일 " 시립무용단의 활성화와 다양한 성격창출을 위해 올부터 객원안무제를 실시하기로 했다"면서 " 연간 두 편의 정기공연작품중 한편을 외부 무용가에게 의뢰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지난 74년 창단된 서울시립무용단과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는 국립무용단(단장 송범), 국립발레단(단장 임성남)등 우리나라의 대표적 국.시립단체들은 이제까지 단장과 자체 지도위원중심의 작품활동을 고집해왔기 때문에 시립무용단의 이번 `문호개방'결정은 국내 무용계에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무용계에서는 민간 무용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안정된 활동기반을 갖추고도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는 국.시립무용단체들에 대해 `예산낭비'와 `예술공무원양성소'라는 비판의 소리가 높았다.

무용단 활성화방안의 하나로 ` 문호 개방'이 여러차례 제기되었음에도 불구, 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않아 단체장들의 `유아독존적 사고방식'과 예술가 특유의 독선과 아집에 대한 따끔한 지적과 함께 국.공립단체를 사설연구소화하려 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서울시립무용단의 이번 객원안무제도입은 무용계로부터 대단히 긍정적 평가를 받고있다.

서울시립의 이번 결정을 적극 찬성하는 무용인들은 예술가의 창의력은 샘물솟듯 나올 수 없으므로 단체장 한사람이 작품을 생산하는 것보다 능력있는 안무가들을 초빙하여 작품세계의 폭을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또 뛰어난 기량을 가진 단원들에게 여러 무용가의 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예술적 스케일을 넓혀주고 관객들로서도 다양한 색채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춤의 대중화'의 성과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90년 한국무용단체인 부산시립무용단은 현대무용가 남정호씨의 객원안무로 `목신의 오후'라는 작품을 발표,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었다.

이밖에 이같은 객원안무제는 낙후된 안무분야의 발전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국내에서 대극장 공연을 하려면 최소한 6-7천만원의 막대한 공연비용이 필요하고 설사 금전적 문제가 해결되었다해도 국.공립 수준의 역량있는 무용가들을 확보하기 어려워 선뜻 작품발표의 용기를 낼 수 없었던 중견무용가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 `야심작'을 욕심낼 수 있게되었기 때문이다.

무용가들은 그러나 외부 무용가 위촉시 `정치적 로비'가 개입될 수 없도록 엄정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배단장의 부탁을 받아 처음으로 시립무용단의 작품을 안무하게된 최현씨는 현재 무용극 `대 춘향전'을 준비중이다.

원로작가 차범석씨가 대본을 쓰고 작곡가 백대웅씨가 음악을 맡은 이 작품은 오는 6월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초연된다.

요즘 백씨와 음악에 대해 의논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최현씨는 " 국적불명의 한국춤이 난무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면서 " 한국 전통춤의 표현언어를 대극장에 맞게 조형화, 입체화시켜 한국적인 정감과 정서를 듬뿍 느낄수 있도록하는 한편 잘 알려진 고전을 소재로할 경우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진부함을 현대적 감각의 무대장치로 극복하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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