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들, 상설(常設)할인매장 개설에 열올려

1991. 9.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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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까지 할인하고도 10%정도 이익 얻어 (서울=연합(聯合)) 유명 의류업체들이 재고의류 처분이라는 본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상설할인매장을 점차 늘리고 있어 소비자가격을 이중으로 형성하면서 의류시장의 유통질서를 스스로 무너뜨린다는 비판을 사고 있 다.

이들 업체는 팔다가 어쩔 수 없이 남는 제품을 상설할인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상설할인매장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한해의 예상판매량보다 20% 정도 물건을 더 만들어 그 다음 해에 재고의류라는 명분을 붙여 정상가격보다 최고 60%가 할인된 가격으로 대량판매해 중소업체들의 중저가품시장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상설할인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재고의류는 판매가격이 정상가격의 40%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10% 가량의 매출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갓 선보인 의류제품의 소비자가격이 지나치게 과다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에스에스패션과 럭키금성상사의 반도패션,논노, 제일모직 등 대형의류업체들은 파격적인 할인이라는 이미지 형성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을 부추길 목적으로 경기부진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예상치 않게 발생한 재고의류를 처분하기 위해 최근까지 활용해 온 상설할인매장을 대규모로 체인화하거나 별도 법인화 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에스패션은 '이코노숍'이라는 상호로 재고의류전문매장을 체인화해 모두 24개의 상설할인점포를 확보해 놓고 있고 이밖에 반도패션은 25개의 상설매장을, 제일모직과 논노는 각각 10여개씩의 상설매장을 갖고 있는 등 30여개 의류업체들의 상설할인매장이 줄잡아 2백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아니라 남성복전문업체인 캠브리지멤버스와 수입의류를 주로 취급하는 신한인터내셔널은 '宇南유통'과 '신한쇼핑'이라는 별도의 재고의류 유통법인을 각각 만들어 운영할 정도여서 업체들이 재고의류제품을 의도적으로 발생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재고의류가 제조업체들에게는 자금압박 등의 부담을 안겨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이처럼 상설할인매장을 만들어 재고의류를 계획적으로 판매할 경우 소비자들에게는 가격 자체에 혼란을 줄 수 있을 뿐만아니라 의류제품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감만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할인율이 지나치게 높아 실제 판매가격이 중저가품 수준을 밑돌 경우 의류시장 가격질서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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