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화제>--민박든 영국의 멜러군

1991. 7. 3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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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젓가락질에 "김치 맛 좋아" (서울=연합(聯合)) "한국사람들이 영국(英國)人들보다 오히려 더 친절합니다"

제17회 세계잼버리대회에 참가자중 처음으로 민박에 들어간 영국(英國)대원 40명중 한명인 로버트 에드워드 멜러군(16)은 한국 방문의 첫 소감으로 친절함을 강조했다.

31일 서울에 도착한 멜러군과 동료 마크 다니온 로취군은 3일동안 창덕여고 2학년 兪志英(17)양의 집에 머물며 함께 이국(異國)의 사람들과 친교를 나누고 시내관광도 할 예정이다.

영국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129개국중 가장 많은 1천3백여명의 대원을 파견했다.

잉글랜드지방 체셔州의 메이클즈필드에서 헨버리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멜러군은 장난기어린 얼굴로 입가에 웃음이 떠날 줄 몰라하면서도 "잼버리 대회 참가는 가슴 설레이는 일이고 한국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싶다"고 말했다.

8살때 보이스카웃에 처음 가입한 그는 스카웃 활동이 "무척 흥미롭다"고 강조하고 서울시가지에 "고층빌딩이 많아 놀랐다"고 토로.

또 로취군은 "한국날씨가 덥지만 사람들이 아주 우호적이어서 감명깊었다"면서 장거리 여행과 시차로 인한 피곤도 잊은 채 "전혀 피곤하지 않다"고 큰소리를 쳤다.

이들이 묵게될 민박가정은 兪鎭熹(52.고일국교 서무과장)의 둔촌아파트 323동603호.

兪씨는 한국의 전형적인 중산층으로 부인 崔금식(46)씨와 1남2녀를 슬하에 둔 화목한 가정이다.

兪양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걸스카웃 친구의 소개를 받고 어머니 崔씨에게 이를 얘기했는데 어머니가 쾌히 승락했다며 마냥 즐거운 표정이었다.

하오 5시10분 런던발 대한항공편으로 입국한 멜러와 로취군은 다른 대원들과 함께 공항국민학교에서 마중나온 兪양을 처음 만났다.

외국인을 보면 몸부터 굳는 어른들과는 달리 兪양은 아주 정답게 이들의 손을 잡았고 이들도 천진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어떤 격식도 차리지 않고 말도 잘 통하지 않았지만 청소년들의 순수함이 이들을 우정의 끈으로 연결시키는 것같았다.

어머니 崔씨는 하오 8시30분께 이들이 집안에 들어오자 반가히 맞으면서도 "어떤 음식을 해줘야 잘 먹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崔씨는 "한국에 왔으니 만큼 양식보다는 한국 전래의 음식을 내놓는 것이 이들에게도 좋을 것"이라며 나름대로의 음식론을 펴면서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이 평소대로 이들을 대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멜러와 로취군은 서투른 젖가락질에도 불구하고 불고기와 함께 밥 한그릇씩을 거뜬히 비웠는데 김치맛이 어떠냐는 질문에 대해 "맵지만 맛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또 兪양은 이들과 보낼 계획을 완벽하게 짜 놓았다고 자랑한다.

우선 1일에는 박물관, 민속촌을 구경한 뒤 경기도 광주에서 목장을 하고 있는 고종사촌 崔善皓양(17.청담여고2)집에서 2泊째를 보낼 것이라 한다.

앞집 604호에 사는 걸스카웃 대원 申惠園양(14.오륜여중2)도 영국단원이 왔다는 얘기를 듣고 달려와 이번 대회에 관한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워 兪양집은 동네잔치같은 정겨운 분위기속에서 밤늦도록 청소년들의 우정이 싹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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