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특신◆베르히만, 부모 이야기 영화화

1991. 6. 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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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로이터=연합(聯合)) 스웨덴이 낳은 세계적인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72)이 그의 부모의 결혼생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사랑의 교훈을 전하고있다.

베르히만은 가난한 목사인 아버지와 부잣집 출신의 고집스러운 어머니의 결혼생활 초반 10년간의 이야기를 직접 대본으로 만든 뒤 "정복자 펠레"로 유명한 덴마크 감독 빌레 아우구스트(41)에게 메가폰을 맡겨 영화를 완성하게했다.

"선의(善意)"(GOOD INTENTIONS)라는 제목의 이 새 영화는 제작비로 6천7백만 크라운(1천1백만 달러)이라는 거액이 투입되어 스칸디나비아 역사상 가장 값비싼 영화로 기록되었다.

더구나 베르히만은 자신이 직접 감독을 맡는 대신 지난 89년 "정복자 펠레"로 아카데미상 최우수외국영화상을 수상했던 아우구스트에게 감독을 넘겨 화제를 모았다.

이 영화는 오는 12월 6시간 짜리 TV 시리즈물로 방영되며 추후 2시간 45분짜리 영화로 상영될 예정으로 있는데 제작자인 스웨덴 국영TV는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 TV사들과도 방영에 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베르히만이 현역 감독에서 은퇴한 지금 스칸디나비아 최고의 감독으로 떠오른 아우구스트는 영화의 촬영을 끝마친 후 기자들에게 "나는 9달 동안 계속된 이 영화 제작에 과연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내내 의심스러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러나 그것은 매우 흥미로운 도전임이 판명됐고 이 영화는 내가 만나본 것 중 최고의 러브 스토리였다"라고 말했다.

베르히만은 아카데미상 수상작인 "화니와 알렉산더"를 자신의 마지막 감독 작품이라고 선언한 뒤 새로운 작품에 참여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그러나 그는 아우구스트 감독과 함께 대본을 면밀히 수정했으며 "화니와 알렉산더"에서 나니 마지 역을 맡았던 페르닐라 오스테르그렌에게 자신의 어머니 역을 맡겼다. 아버지 역은 스웨덴의 남우(男優) 사뮤엘 프롤러가 맡았다.

영화는 1909년 웁살라라는 한 대학가 마을에서 가난하지만 모범적인 신학도인 에릭 베르히만이 아름답고 버릇없는 상류층 처녀인 안나 아케르블롬과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베르히만은 89년 이 작품을 시작하면서 "이 영화는 고전적인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 여자의 부모는 사랑스러운 딸이 가난한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결사 반대한다. 갈등은 가슴이 찢어질 듯 하며 극적이고 때로는 격렬하다"고 말했다.

영화속에서는 안나의 친정 집이 흥청거리는 모습과 에릭이 교구 목사로 지정돼 둘의 결혼이 시험대에 오르는 황량한 스웨덴 북부의 엄격한 목사관이 날카로운 대비를 이룬다.

베르히만은 "그들은 초반에는 매우 행복한 생활을 누리지만 이후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 양쪽에서 상상하기 힘든 갈등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베르히만이 출생하기 직전인 1918년 여름, 부부가 서로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함께 미래를 헤처나가기로 결심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 영화는 남자와 여자, 부모와 자식, 친구들 사이의 사랑에 관한 것으로 우정과 조건없는 사랑, 신의 사랑에 대한 것이다"고 베르히만은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유혹적이고 파괴적인 힘으로서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영화 촬영 도중, 어머니역을 맡은 오스테르그렌과 결혼, 또 하나의 화제를 만든 아우구스트 감독은 "이 영화는 내게 무조건적인 사랑이 인간의 실존적인 문제를 풀 수 있고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맺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아우구스트 감독은 "잉그마르와 나는 89년 두달 동안 매일 마주 앉아 모든 역할, 장면, 방향을 논의했다. 우리는 아주 상세한 부분까지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그를 다시 불러 의논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극중 베르히만의 외조부 역할을 맡았던 스웨덴의 막스 폰 시도우는 두 감독에 대해 "잉그마르와 빌레는 매우 다른 성격이지만 몇가지 성격은 공통점이 있었다. 그 공통점은 준비가 치밀하다는 것과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고 평했다.

스톡홀름 왕립극장에서 무대감독으로 아직 활동중인 베르히만은 자신의 삶의 응어리를 푸는 수단으로 예술을 사용해왔다.

10살짜리 소년이 의붓아버지와 가학자인 시골 주교에 복수를 하는 내용의 "화니와 알렉산더"는 베르히만 자신의 어린시절의 상처를 씻어내려는 시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87년 출간된 자서전에서도 어린시절에 받은 처벌과 죄, 수치심 등이 잘 나타나 있다.

베르히만은 이번 영화 "선의"를 통해 몇해전 숨진 부모와 화해하고 있다. 그는 "나는 아버지를 매우 닮았지만 동시에 어머니와도 그만큼 닮았다"고 고백했다.

이번 달에는 베르히만이 경치좋은 달레카를리아 지역에서 보낸 어린시절의 여름을 그린 영화 "일요일의 아이"가 제작에 들어간다. 이 영화의 감독은 그의 아들인 다니엘 베르히만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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