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정상회담 낙수

1990. 7. 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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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AP UPI=연합(聯合))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제16차 G-7정상회담의 개최지를 결정할 때 주저없이 그의 고향인 택사스州의 휴스턴을 선택한 것은 80년대의 불황속에서 벗어난 이 도시의 새 면모를 세계 지도자들에게 과시코자 하는 뜻이 있었던 때문으로 보인다.

유가 폭락이 밀어닥친 바로 4년전만 해도 파산법정과 실업자수당지급처가 가장 바빴던 곳으로 실망과 낙담의 분위기가 팽배해있던 미국 제4위의 도시 휴스턴은 이제 오일 붐때 만큼은 아니더라도 건전하고 활발한 지역경제를 운영하고 있는 상태.

뉴잉글랜드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난 부시 대통령은 지난 48년 22세의 나이로 약속된 장래를 벗어나 석유산업이라는 모험에 뛰어든 바 있어 지금도 당시 아내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오데사의 낡은 목재 가옥에 머물던 얘기를 곧잘 떠올린다는 것. ○...이번 정상회담의 슬로건이 "휴스턴은 뜨겁다"이듯 이곳의 날씨는 현재 섭씨 33도에다 습도 또한 80%를 넘는 상태여서 런던에서 쾌적한 날씨를 즐기며 나토 정상회담을 마치고 온 대처 영국 총리등에게는 고충이 많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 7일 휴스턴에서는 50여명의 KKK(쿠 클룩스 클랜) 단원들이 정상회담 반대 시위를 벌이자 수백명의 시민들의 욕설을 퍼붓고 주먹을 흔들어대는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였으나 경찰의 굳은 제지로 충돌은 없었다.

텍사스주의 KKK지부 요원들이 중심이 된 시위대는 "유색인 이민을 막아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단 스쿨 버스를 타고 라이스 대학 외곽에 몰려와 "경제 정상 회담 반대","부시는 외국과 협상하지 말라"며 소동을 벌였다.

이들의 대변인 찰스 리는 " 조지 부시와 다른 세계 지도자 일부가 백인 인종주의와 백인의 권력이 미국내에서 여전히 살아있고 활발함을 알게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특히 "우리 나라와 경제전쟁을 벌이는 일본인들"의 참석을 비난했다.

한편 KKK단외에도 휴스턴 시청 앞에서는 레이셜 억셉턴스(인종인정),클래스 이퀄리티(계급동등)라는 이름을 표방하는 반인종주의 단체들도 나와 시위를 벌였으며 베트남인 4백명도 조국의 인권운동에 대해 지지를 호소하며 가두를 행진했다.

○...휴스턴의 22개 라디오 방송국들은 정상회담 개막일 아침 내외 귀빈을 위해 일제히 스페인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독일어등과 함께 미국식 영어,영국식 영어,캐나다식 영어및 캐나다식 프랑스어등 수개국어로 환영 메시지를 발표하기로 했다.

또 택시 운전기사와 짐꾼,일부 호텔 여종업원들도 이번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외국인 방문객을 보다 잘 접대하기 위해 회담 조직위로부터 텍사스의 역사와 지리등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한 운전기사는 손님을 맞이하는데 있어 "처음 6초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대부분의 외국인 방문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왜 휴스턴에서는 카우보이를 볼 수 없느냐는 것"이라고 소개.

○...서독의 헬무트 콜 총리는 서독이 월드컴 결승에 진출한 때문에 스탠드에 가보야 한다는 이유로,그리고 이탈리아의 줄리오 안드레오티 총리는 결승전 후 시상식에서 우승팀에게 트로피를 수여해야 하는 일정 때문에 회담 참석을 늦추게 됐다.

이들 두 지도자는 이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8일 회담 전야를 맞아 떠들썩하게 치른 로디오 경기와 가든 파티등의 참석을 거절했으며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역시 사정 때문에 회담일 아침에야 이곳으로 도착하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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